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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서도 탄핵 찬성기류] 들불처럼 번지는 탄핵 민심에 친박 초·재선 "계파 벗어야 기회"

탄핵 가결 땐 이정현 등 친박 지도부 동반사퇴 예상

친박 2선 후퇴...당권·계파 비주류 중심 재편 가능성

與 6일 의총...정진석 "탄핵표결 땐 전원 자유투표해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고 있다. 비박계의 탄핵 동참 움직임으로 탄핵 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복잡해진 심경을 반영한 듯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의 비주류에 이어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탄핵 찬성 기류가 확산되는 밑바탕에는 즉각 하야 또는 탄핵을 외치는 민심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거대한 물줄기를 형성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탄핵 반대파’로 낙인찍힐 경우 들불처럼 번지는 여론의 후폭풍을 감당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탄핵정국으로 친박계의 정치적 명운이 사실상 소멸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재빨리 ‘라인’을 갈아타야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정략적 고민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초선의 경우 특히 친박의 도움으로 국회에 입성한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계파 색깔을 탈색해야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총 60명에 달하는 새누리당의 초·재선 의원이 탄핵 통과 여부의 또 다른 열쇠인 셈”이라고 전했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의 기류 변화로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탄핵 이후 보수여당이 맞이할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탄핵소추안이 오는 9일 국회 문턱을 넘게 되면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지도부는 동반사퇴에 나설 확률이 높다.

집권여당의 지도부로서 대통령 탄핵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감과 함께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앉아 있을 경우 여론의 엄청난 뭇매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 등이 사퇴 결단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의 내홍은 탄핵 표결 이후에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주류·비주류가 각 3인씩 참여하는 중진협의체가 5일 오전 “갑작스러운 사정 변경으로 비상대책위원장 논의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힌 만큼 탄핵안 통과로 지도부가 총사퇴할 경우 새누리당은 한동안 리더십 공백 상태에 허덕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친박계의 명예퇴진 건의→대통령 3차 담화→새누리 당론 확정’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자취를 감췄던 새누리당의 분당설(說)이 친박계를 중심으로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친박계가 분당을 얘기하는 건 결국 ‘비주류 너희들이 나가라’는 뜻”이라며 “탄핵안이 통과되면 당의 헤게모니는 비주류 쪽으로 넘어올 게 뻔한데 비주류가 왜 당을 나가겠느냐”고 반박했다.

현 지도부를 포함한 강성 친박들은 2선으로 완전히 물러난 후 비주류를 중심으로 당권과 계파가 재편될 것이라는 얘기다. 비주류 중진인 정병국 의원 등이 “당 자산의 국고 반납 등 모든 방안을 동원해 당을 해체하고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 역시 대규모 탈당을 통한 분당에는 미온적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비박계인 영남권의 한 의원도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대구경북(TK)을 지역 기반으로 둔 우리 같은 경우엔 탈당이 훨씬 민감한 문제”라며 “최소한 20명 이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확신과 약속이 전제되지 않으면 탈당을 감행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6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예정대로 9일 탄핵절차에 돌입하게 되면 우리 당 의원들도 다 참여해서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만큼 양심에 따라 투표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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