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리뷰]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김윤석의 부성애 빛나...어제보다 오늘이 더욱 소중해지는 영화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 쯤 과거의 지나간 일들을 후회하고 살아간다. 그런 당신 앞에 단 10번, 과거로 가서 후회로 남은 지난 일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12월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프랑스의 소설가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2015년의 수현(김윤석 분)이 해외 의료봉사활동을 나갔다가 우연히 과거로 시간을 돌릴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어 30년 전 1985년의 수현(변요한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김윤석, 변요한 /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변요한, 채서진 /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이야기는 ‘동감’이나 ‘시월애’와 같은 감성적인 타임슬립 영화와 궤를 같이 한다. 30년 전의 자신인 변요한과 만나게 된 김윤석은 처음에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부정하지만, 곧 변요한을 설득해 30년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연인 연아(채서진 분)의 목숨을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바로 이 시점에서 흔한 타임슬립 영화와는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김윤석은 변요한에게 채서진의 죽음을 알려주고 그녀의 목숨을 구할 방법을 알려주는 대신, 변요한에게 사랑하는 연인인 채서진과 헤어질 것을 강요한다.

김윤석이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바로 현재 김윤석의 옆에 있는 딸 수아(박혜수 분)의 존재 때문.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10년 동안 허탈하게 살아오던 김윤석은 하룻밤의 만남으로 지금 자신의 옆에 있는 딸 박혜수를 얻게 됐고, 30년 전의 연인인 채서진을 살리더라도 그로 인해 자신의 현재가 바뀌면서 딸 박혜수가 사라지는 것은 막고자 한 것이다.

이런 김윤석의 선택으로 인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이야기는 더욱 따뜻해진다. 30년 전 과거에서는 사랑하는 연인을 살리기 위한 긴박한 사투가 벌어지고, 30년 후 현재에서는 폐암에 걸려 죽음을 앞둔 아버지 김윤석과 그런 아버지에 대해 절대적인 애정과 신뢰를 보내는 딸 박혜수의 아름다운 만남이 이어지며 감동을 더한다. 과거의 후회스러웠던 일을 되돌리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과거에 얽매여 30년 동안 지켜온 ‘오늘’의 가치를 넘겨버리지 않는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결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그동안 거칠고 힘이 들어간 연기만이 주로 기억에 남았던 김윤석의 따스한 부성애 연기다. 아직 젊은 과거의 연인을 만나는 순간의 애틋한 눈빛,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며 자신이 떠나고 난 후 홀로 남겨질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빛까지 김윤석은 ‘쎄시봉’에서의 아쉬움과 달리 이번에는 정말 편안하게 힘을 뺀 연기로 부드럽게 영화를 이끌어나간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김윤석, 변요한 /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변요한, 채서진 /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또한 비뚤어진 가족사로 인해 상처받은 30년 전의 ‘수현’을 연기한 변요한의 연기와 ‘건축학개론’의 수지와는 또 다른 첫사랑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연아’를 연기한 채서진의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보고난 후 아마도 관객의 머리에서는 김윤석과 변요한, 그리고 채서진이 만들어내는 눈빛 연기가 뇌리에서 쉽게 떠나지 못할 것이다.

단, 감성면에서는 충분히 차고 넘치지만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활용하는 측면이나 세세한 감정의 디테일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김윤석이 딸 박혜수를 얻게 되는 20년 전의 사건은 지나치게 쿨한 유럽 감성으로 인해 후반부에서 감정선을 흔들고, SF보다 감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타임슬립’으로 인해 뒤바뀌는 현재의 모습은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런 옥의 티들이 추운 겨울, 영화를 보고 나면 가슴 속까지 훈훈해지는 따스한 감성을 방해하는 수준은 아니다. 12월 14일 개봉.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