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주연 브래들리 딘 "韓관객과 함께 한 열정의 무대서 '공통의 언어' 느꼈죠"

한국 버전 작품 인기 많아 부담됐지만

이렇게 큰 지지는 연기 인생 통틀어 처음

공연때마다 관객과 새로운 캐릭터 만들어

조승우의 '극과 극 감정연기' 영상 참고

아름다운 이야기 최선 다해 전할 것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이 작품의 대표곡 ‘지금 이 순간’을 열창하는 주인공 브래들리 딘/사진=오디컴퍼니




“This is the moment(지금 이 순간)…”

익숙한 선율이었지만, 또 다른 전율이 객석을 휘감았다. 파란 눈의 배우가 선사하는 감동의 노래에 관객은 뜨거운 박수와 긴 환호로 응답했다. 노래를 마치고 헐떡이며 숨을 고르던 무대 위 주인공의 얼굴엔 벅찬 미소가 번졌다. 지난 7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펼쳐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 공연에서 ‘다른 언어’는 결코 장벽이 될 수 없었다. 배우와 관객은 열연과 감동으로 연결돼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즐겼다.

1997년 미국 초연한 지킬앤하이드는 상반된 두 개 인격을 지닌 주인공과 그를 사랑하는 두 여인의 비극적인 로맨스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2004년 한국에 선보인 라이선스(한국 배우가 한국어로 공연) 버전이 크게 흥행하며 10년 넘게 사랑받아왔다. 이번 공연은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를 중심으로 한 한국 스태프와 미국 브로드웨이 제작사가 함께 하는 합작 프러덕션으로 세계진출을 목표로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한국 버전의 인기와 두터운 팬층이 미국 배우들에겐 부담도 됐을 터. 이날 공연 전 만난 지킬 역의 브래들리 딘은 그러나 “연기 인생 통틀어 이렇게 큰 사랑과 지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매일 밤 새로운 것을 배우며 관객과 캐릭터를 만들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앞서 이 작품을 훌륭하게 소화한 한국 배우들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분들이 훌륭히 한 작업에 더해 이 역할을 맡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브레들리는 브로드웨이에서 ‘스팸 어 랏’, ‘맨 오브 라만차’ 등을 통해 선 굵은 연기를 펼쳐온 배우로, 5개월의 오디션을 거쳐 지킬앤하이드의 타이틀 롤을 거머쥐었다.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라 늘 오디션을 준비해온 그는 긴 ‘캐스팅 시험’ 기간 내내 “모든 준비를 끝내고 질주만 남겨둔 경주마처럼” 뜨거운 열정을 보여 연출진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브래들리 딘은 선(善)한 자아인 지킬 박사(왼쪽) 악(惡)한 자아인 살인마 하이드를 1인 2역으로 연기한다./사진=오디컴퍼니




지킬과 하이드는 극과 극의 자아로, 점잖은 신사와 광기 어린 살인마를 한 명의 배우가 연기하며 순간적으로 양극의 감정을 표출해야 한다. 캐릭터가 지닌 매력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작업인 셈이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2~3kg이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정말 힘든 공연이죠. 배우에겐 이 둘을 오가는 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작업이기도 하고요.” 브래들리는 공연을 위해 한국에 온 뒤 조승우가 연기하는 지킬앤하이드 영상도 봤다. “정적이고 영적으로 차분한 느낌이 훌륭했다”는 한국 배우의 연기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됐다고.

47세라는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열정의 무대를 선보인 브래들리는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열광적인 관객을 보며 음악과 사랑에 대한 공공의 언어가 존재한다고 느낀다”며 “최선을 다해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공연은 한국 라이선스 버전을 가져가되 무대·조명·의상 디자인을 새로 만들고, 한국인의 정서를 고려해 삭제했던 표현 일부를 보완·수정했다. 대구에서는 12월 25일까지 공연하고 내년 3~5월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완성도를 높여 관객과 만난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한국 다음으로 싱가포르와 마카오 공연을 조율하고 있다”며 “서울 공연 기간 중 해외 관계자들에게 선보인 뒤 아시아와 영미권 투어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여름에는 중국에서 중국 배우들이 중국어로 하는 지킬앤하이드를 올린다.

/대구=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