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끈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이번 청문회는 정경유착 청문회”라고 전했다.
주진형 전 대표는 7일 오후 페이스북에 ‘어제 청문회를 끝내고’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하였다.
주진형 전 대표는 청문회에 참석한 소회를 밝히며 “여기 앉아 있는 그룹 총수들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자기 능력 때문에 지금 위치에 다다른 것이 아니다. 아버지 덕분에 지위를 얻은 사람들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리고 대부분 죄를 지어서 감옥에 갔다 왔거나 기소 중이다. 그런데 바로 이들이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 아버지 덕분에 돈과 권력을 얻은 전과자들이 한국경제를 이끈다는 이 사실이 한국사회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난하였다.
주진형은 “국민은 이들을 최순실 게이트 공범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들은 공범이 아니고 주범이다. 정경유착의 토대가 있기 때문에 최순실도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으며 “초법적인 재벌은 항시적 몸통이고 최순실은 지나가다 걸리는 파리에 가깝다. 그러나 이들은 자기들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정경유착을 못 끊는 이유는 단순하다. 재산과 경영권을 세금 안 내고 세습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으며 “이 탐욕을 버리지 못하면 아마 여기 온 분들의 자손은 2~30년 후에 또 감옥에 가거나 이런 자리에 나올 것이다. 그런 일이 정말 벌어진다면 그것은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범죄인들이 기업을 경영하고 그 기업들이 나라 경제를 쥐고 흔들어 나라를 망치는 이 고리를 이번에 기필코 끊었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주진형 전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였다.
주진형 전 대표는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혀 사퇴 압력을 받았다는 주장을 제기하였으며 한화에서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우리나라 재벌이 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조직폭력배 운영 방식과 같아서 누구라도 한마디 거역하면 확실하게 응징해야 다른 사람들이 말을 따라간다는 논리가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 측으로부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해달라는 압력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증언하였다.
삼성물산 합병에 관해서는 “작년 삼성물산 합병을 처음 발표했을 때 저렇게 돈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치사한 짓을 통해서 하려 한다는 것에 놀랐다”고 비난의 말을 날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그는 “재벌에 계신 분들은 사실 옛날에는 집행유예, 병원 가고 말다가 요즘에는 한두 명씩 감옥에 가기 시작했는데 이번도 결국에는 누군가는 감옥에 가지 않고는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될 거다”라고 주장하였다.
주진형 전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개혁적 행보를 보이면서 ‘증권업계의 돈키호테 ‘ ’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올해 2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으로 활동했다.
[사진=주진형 sns 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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