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의사 K씨는 보안문제로 도와줄 간호사도 없이 혼자, 두 여자를 7시간 동안 수술한다. 환자들의 이름은 순시리와 그네. 그러나 의사는 수술 도중 실수로 둘의 얼굴을 뒤바꿔버리는데…. 대체 ‘가카는’,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라 믿었던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발칙한 상상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혼란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노골적으로 꼬집은 풍자글 모음집이다.
맹자의 대학졸업 논문이 사회과학 계열의 ‘잦은 이사가 자녀 학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면 순시리는 ‘없는 대학 졸업장 써먹는 법’이라는 ‘창조융합계열’의 졸업논문이다. 혹은 ‘알파고’가 바둑 명문, ‘미스고’는 미모관리 명문고등학교라면 ‘유지니고’는 ‘꼴찌도 연대 학생이 될 수 있는 학교’이며 ‘유라고’는 ‘17번만 출석하면 이대 입학이 가능’한 명문고라는 식이다.
저자명 ‘박그네’는 ‘박그네를 그만 보고싶은 네티즌 연대’의 약자다. 이들은 서문에서 “어렵게 성장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정체성이 하루아침에 와해된 허탈감이 대한민국을 짓누르고 있다”면서 “웃자고 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800억의 비밀’ ‘짬뽕인사’ ‘배후세력’ ‘하야는 대박’ 등 120여 개 글이 수록돼 있다. 1만2,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