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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품는 반도체기업

"바이오칩·센서 시장 잡자"

넥스트칩·코아로직 등

바이오·제약사 인수 잇따라

전문가 영입에도 공들여





반도체 전문기업들의 바이오 산업을 향한 구애가 뜨겁다. 바이오·제약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거나 아예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M&A)에 나선 기업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업계는 바이오기술(BT)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이 미래 헬스케어 산업의 화두로 꼽히는 만큼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설계·제작(팹리스) 전문기업 넥스트칩은 지난 12일 바이오의약품 기업 바이오버드의 지분을 79% 인수하며 바이오 산업으로의 진출을 가시화했다. 바이오버드는 혈액을 통해 심혈관질환 여부를 판독하는 진단키트를 개발, 미국 시장에 진출한 바 있으며 유전자 재조합 지혈패드와 주사용 지혈제 등의 연구개발(R&D)에도 매진하고 있는 회사다.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는 “반도체 기술을 접목해 바이오 디바이스·진단 센서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1세대 팹리스 대표주자였던 코아로직 역시 지난 10월 미생물 배양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벤처 코메드생명과학을 인수하며 바이오·제약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서 8월에는 동아에스티로부터 스텐트 의료기기 전문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반도체 기업들은 신사업 강화를 위해 바이오 전문가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코디엠은 BT·IT를 결합한 바이오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진한다고 선언한 후 최근 주상언 전 범부처신약개발단장을 바이오 부문 총괄 부회장으로, 리처드 세버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 박사 등 해외 전문가 9명을 연구원으로 영입했다. 회사 로고 및 영문명에 ‘의료(Medicine)’라는 뜻을 추가·변경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기술 도입이나 신규 회사 설립을 통해 3~5개의 파이프라인에 투자·개발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이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이 같은 변신은 IT 기술과의 접목이 필수인 바이오 분야의 ‘바이오칩’ ‘바이오센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바이오칩은 인간 세포나 단백질, 유전자(DNA) 정보를 조그만 기판 위에 집적화시켜 연구와 신약 개발, 체외진단 등의 분야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생물공학 지식도 중요하지만 반도체 기술이 개발의 핵심이라 해외에서도 IT 전문가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칩이나 DNA칩 같은 구상은 이미 수십 년 전에 나왔지만 아직 대부분은 실험실 연구 차원에 불과하고 기업들이 활용할만한 상용 제품군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장비나 IT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높고 경험도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자신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오·제약 분야는 인간 생명을 다루는 탓에 ‘규제 산업’이라 불리고 진입 장벽도 높아 반도체 등 다른 산업의 기업들이 금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꽤 많은 IT 기업인들과 만나봤는데 ‘최고의 기술’보다 ‘안전성’을 추구하는 바이오 산업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자리 잡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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