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친박 아바타가 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저에게 표를 준 분들 중에서는 친박계가 많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저는 중도화합형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분명히 얘기했고, 이 의미를 곰곰히 곱씹어 줬으면 좋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한국말로 하면 ‘친박의 앞잡이가 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그렇다고 비주류 입장에 서려는 마음도 없다”며 “말 그대로 중도이고 원내대표로 할 역할은 친박·비박 두 진영간 싸움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에 당을 구하러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저는 친박·비박 두 진영을 조정하고 타협하도록 이끌 의무를 갖고 있다”며 “어느 편에 서서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갈등·분열을 일으키지 않고 봉합하러 나온 사람(원내대표)이 갈등과 분열을 확실하게 일으킬 수 있는 선택을 한다는 것은 제가 원내대표를 맡은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중도화합형 원내대표로서 보수 분열을 막을 수만 있다면 저의 자존심까지 버리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비박계가 주장해 온 ‘유승민 비대위원장’ 요구는 당의 갈등과 분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정 원대대표는 “비박계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가지면 친박쪽에서 ‘잘못하면 내 정치적 목을 치겠다’고 느낄 수도 있고, 친박계는 반발 수준을 넘어 사생결단으로 나올 수 있다”며 “유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선정하면 당 내분이 심해져서 심지어는 풍비박산과 또 분당의 선택의 기로에 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유 의원은 왜 본인이 비대위원장을 해야 당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혁신 프로그램 갖고 전권 달라고 하는지 공개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며 “저도 듣고 그게 타당성 있는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의원이 아니더라도 이런(유 의원이 설명하는) 혁신 프로그램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당외 인사에게도 비대위원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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