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을 모두 마친 김영광은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우사남’은 이중생활 스튜어디스 홍나리(수애 분)와 갑자기 생긴 연하 새 아빠 고난길(김영광 분)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연하남=새 아버지’라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설정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1회 시청률 역시 이를 증명하듯 9%(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낭만닥터 김사부’가 방송을 시작한 것과 더불어 스토리 역시 힘이 떨어지며 시청률이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우사남’이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말하는 데는 단연 ‘김영광’이라는 배우의 재발견에 이유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고난길’이라는 캐릭터가 김영광의 인생캐릭터라고 평하기도 했다. 김영광은 “앞으로 만나야 할 작품들이 더 많기 때문에 인생 캐릭터라는 수식어는 조금 아껴두고 싶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는 말을 전하며 감사를 전하면서도 드라마 속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었던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이에 대해 김영광은 “보시는 분들이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이나 스토리를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어요”라고 언급하며 “다양한 면을 보여줘야 하는 난길 역시 새아버지 일 때와 아닐 때를 너무 구분을 두면 재미없을 것 같더라고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연기를 하면 그런 면들은 알아서 보이게 될 거라고 생각 했어요”
시청자들이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하는 것은 대부분 답답하리만큼 더딘 두 사람의 ‘로맨스’로 귀결된다. 두 사람의 로맨스가 더 많이 그려졌다면 어땠을까를 묻자 오히려 김영광은 ‘로맨스’가 더 나중에 나왔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홍나리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새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고난길이라는 인물을 알아가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이 굉장히 짧게 그려진 상황이고, 키스신도 극 초반에 등장하다보니 후반부의 로맨스 전개에 답답함을 느끼셨던 분들도 많았어요”
이어 그는 “어쨌든 이 작품은 고난길이라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해서 시작해요. 그러다 사건들이 얽히고 수습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처음의 그 부분을 놓치게 된 것 같아요”라며 “아무래도 분량 때문에 더 디테일하게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도 있고, 저 역시도 유연하게 잘 연결을 시켜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기도 해요”
시청자들이 ‘우사남’을 통해 김영광이라는 배우를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살기 가득한 눈빛을 내뿜는 ‘어둡고 축축한 과거’를 지닌 고난길과 한 여자만을 지고지순하게 바라본 순수한 고난길의 모습을 동시에 표현해 낸데 있다. 특별히 이미지를 나누려 한 것은 아니라는 그는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며 연기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새 아버지’라는 독특한 설정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고민을 거쳤다.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많은 캐릭터는 아닌만큼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을지 궁금했다. 김영광은 “리허설을 할 때 일단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감독님께서 마음에 드는 포인트를 얘기해주셨어요”라고 설명하며 “어쨌든 연하남인데 정말 새아버지 같으면 이상할 것 같더라고요. 아직은 어리지만 그래도 ‘아버지로서 노력하고 있구나’를 보여줘야 이 인물이 예뻐 보일 것 같았어요. 그 점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라고 전했다.
한편, 그는 본의 아니게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두 편을 연달아 선보이게 됐다. ‘우사남’과 함께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고호의 별밤)’가 안방극장을 찾은 것. 사실 ‘고호의 별밤’은 중국 소후닷컴을 통해 방송될 목적으로 제작된 웹드라마였다. 갑작스럽게 SBS에서 4부작으로 편성되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고호의 별밤’은 김영광으로서는 나름대로 호재가 아닐 수 없었다. 더불어 두 작품 모두 일명 ‘츤데레’라고 불리는 무심한 듯 한 모습과 함께 한 여자를 향한 순애보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캐릭터적으로 비슷한 면이 있었다.
“사실 ‘고호의 별밤’은 중국에서만 방송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 작품을 좋게 보시고 ‘우사남’까지 시청하셨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처음에 방송 시기가 겹칠 때가 있어서 순간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물론, 더 많은 분들이 ‘고호의 별밤’을 보실 수 있게 돼서 좋았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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