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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기내 난동 피의자 경찰 출석 "기억 안 나"

항공보안법 위반·상해 혐의…경찰 “영장 검토”

화장용 브러시 제조업체 대표 아들로 9월에도 난동

대한항공 기내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사건의 피의자 임범준(34)씨가 경찰에 출석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26일 오전 항공보안법 위반 및 상해 혐의를 받는 회사원 임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임씨는 오전 9시 40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경찰대 청사 앞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술에 취해) 당시 상황이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울러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저의 행동으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호인을 대동한 임씨는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일각에서는 ‘금수저’의 갑질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아버지께서도 저의 행동에 크게 실망하셨다”며 “앞으로 저의 잘못된 성향을 바로 잡고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죄했다.

임씨는 국내 화장용품 제조업체 두정물산 대표의 아들로 확인됐다. 두정물산은 화장품용 브러시 등을 제조·수출하는 회사로 중국과 베트남 등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 20분께 베트남 하노이를 출발해 같은 날 오후 6시 35분께 인천에 도착 예정인 대한항공 여객기 KE480편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에서 술에 취해 옆자리에 앉은 한국인 A(56)씨의 얼굴을 1차례 때리는 등 2시간가량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객실 사무장 B(36·여)씨 등 여승무원 2명의 얼굴과 복부를 때리고 기내에 있던 대한항공 소속 정비사에게 욕설과 함께 침을 뱉으며 정강이를 걷어찬 혐의도 받았다.



앞서 경찰은 임씨를 사건 당일 인계받았으나 술에 취해 조사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일단 불구속 입건 후 귀가시킨 뒤 조사 일정을 조율했다.

경찰은 임씨를 상대로 마약 투약 의혹 등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임씨는 지난 9월에도 인천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의자를 부수고 승무원들을 때렸다가 베트남 현지 경찰에 인계됐다. 베트남 법원에서는 항공보안법 위반·폭행·재물손괴 혐의로 벌금 200달러(한화 24만원가량)를 선고받았다. 이와 별도로 국내에서도 피소돼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영종도=김성수기자 ss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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