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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페셜’ 노후, 생각해보셨나요?…남일 아닌 내 이야기 ‘노후파산’





9일 방송되는 MBC ‘MBC스페셜’에서는 ‘노후, 생각해보셨나요’ 편으로 인구구조 역전의 원년 2017년을 맞아 대한민국이 준비해야 할 가장 큰 사회 문제, ‘노후파산’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노후파산의 공포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 같은 엘리트에게도 예외는 없다. 정대윤 할아버지는 중동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소위 ‘엘리트’. 80년대 당시 월급 150만원의 직장 생활은 풍요로운 노후를 가져다줄 것만 같았다.

“그때 집 한 채가 300만 원, 400만 원이니까. 내 월급 조금 쓰고 한 서너 달 하면은 큰 집은 아니라도 단독주택 사고 그랬어요.”

- 정대윤 할아버지 인터뷰 中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했던 회사생활은 10여 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의 직장이 정권에 의해 강제 해산된 재계 순위 7위의 국제그룹이었던 까닭이다. 그는 반강제적으로 귀국한 후, 모아둔 돈으로 건설업을 시작했다. 다행히 올림픽 이후 호황의 영향으로 그의 사업은 성공가도를 달렸다.

한 달에 수십억 원을 움직이며, 그는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사업의 정점에서 IMF 금융위기를 맞았고, 모든 것이 무너졌다. 거짓말처럼 몇 년 동안 집 한 채도 팔리지 않았다. 부도에 부도. 10여 년 전 현금 1억을 소송으로 되찾은 것을 끝으로 모든 사회생활을 접었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죠. 90을 살든, 70을 살든. 숨만 쉰다고 다 사는 거 아니잖아요”

- 정대윤 할아버지 인터뷰 中

국제그룹의 해체와 IMF 금융위기라는 두 번의 좌절이 정대윤 할아버지의 노후를 만들었다. 모든 것을 잃은 그는 월세 17만 원의 임대주택으로 들어왔다. 그에게는 기초생활보장 지원 40여 만 원과 노령연금 20여 만 원 정도가 수입의 전부. 국민연금공단에서 발표한 1인 최소 노후생활비 99만원에도 한참 부족한 액수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여유가 있으면 아마 더했을 것 같아요. 투자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때는 제 노후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 수도권 비닐하우스 단지 여성 사례자 인터뷰 中

수도권 비닐하우스 단지에 사는 한 여성 사례자는 대한민국 엄마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만하다. 빚을 내서라도 자녀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주고자 했던 그녀에게 지금 남은 것은 비닐하우스. 비가 오면 잠기지 않을까, 폭설이 오면 지붕이 내려앉지는 않을까, 마음 편할 날 없는 집이지만 그녀는 후회하지 않는다.

서울 소재 명문 사립대를 졸업한 그녀는 논현동에 살던 전업주부였다. 그러나 사별 후, 두 아들을 위해서 51세 은퇴기에 사회로 뛰어든 그녀. 보험설계사부터 가사도우미까지, 힘든 사회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자녀들의 찬란한 미래만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자녀들의 독립 후, 올해 그녀의 나이 67세. 학교 화장실 청소 공공근로와 기초연금은 그녀의 노후를 책임지기에 충분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인가.



“남편이 5년을 치매병으로 고생을 시켜놔서, 좋은 일은 다 잊어버렸어요. 5년 동안 MRI 사진 맨날 찍고 약 사다먹고 하니까 모아둔 노후자금을 다 없애고 간 거예요.”

- 신동희 어르신 인터뷰 中

신동희 할머니는 미장원, 식당, 목축업 등 사회생활 끝에 모은 노후자금을 가지고 남편과의 안정적인 노후를 꿈꾸었다. 하지만 평온했던 순간은 잠시뿐, 할아버지에게 치매가 발병하며 악몽 같은 시간이 시작되었다. 5년의 병수발 끝에 할머니에게 남은 것은 기초생활보장 지원 및 기초연금 40여만 원이 전부이다.

중앙치매센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 명의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해 매일 6~9 시간의 보살핌과 연간 2천만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연령대에 따라 가파르게 증가하는 치매 유병률(65~69세 7.1%, 75~79세 21.0%, 85세 이상 38.4%)은 치매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시사한다. ‘병을 갖고 오래 산다’는 유병장수 시대.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한국 직장인의 평균 은퇴연령 53세(남성 55세, 여성 52세). 기대수명 82.2세(남성 79세, 여성 85.5세)를 반영한다면 약 30년은 소득 없이 살아가야 한다. 생물학적 노화속도가 점점 느려지면서 우리 사회는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은퇴 후 30년, 우리에게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게 택시 운전하고 아파트 경비원 그 두 가지밖에 없어요.”

- 택시기사 김영철 어르신 인터뷰 中

국민연금공단에서 발표한 은퇴 후 부부기준 최소생활비는 160만원이고, 적정생활비는 225만원이다. 은퇴 후 약 30년(기대수명 82.2세에서 평균 은퇴연령 53세를 뺀 값)을 적정생활비로 살아가려면 8억 1천만 원이 필요한 셈이다. 최소 생활비를 기준으로 추산했을 때, 아무리 적어도 5억 5천만 원이 있어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이 마저도 모으지 못하면 그야말로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고령 인구의 61.2%는 일하기를 원하고, 그 가장 큰 원인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 달 순 수익은 25만 원 정도 되려나. 20만 원 되려나...”

- 김현구 어르신 인터뷰 中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현구 어르신은 친절하기로 소문난 경비원이었다. 단지 내 꽃밭을 가꿔 주민들에게 선물하는 등,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던 어르신. 이제 그는 길거리에서 과일과 음료를 판매하며 새로운 노후에 도전한다. 서울특별시 창업지원 사업에 선정되며 컵과일 가판대를 운영한 지 한 달. 하지만 첫 달 순수익은 25만 원 뿐이다. 그의 노후는 어떻게 흘러갈까?

[사진=MBC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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