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가격 상승 덕분에 지난해 마지막 분기 9,043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당장 돈이 되는 고급 LCD 대신 미래를 내다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집중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4분기 매출 7조9,360억원, 영입이익 9,043억원을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의 7조4,957억원 대비 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606억원) 대비 무려 1,392%나 뛰었다. 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회사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TV용 대형 LCD 패널에 대한 수요 강세와 환율 효과가 겹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큰 폭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은 TV용 패널 38%, 모바일용 패널 31%, 노트북·태블릿용 패널 17%, 모니터용 패널 14% 등으로 구성된다.
이로써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액 26조5,041억원, 영업이익 1조3,114억원을 거두며 4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기록을 유지했다. 다만 연간 매출액은 2015년에 비해 6.6% 줄었고 영업이익은 19.3%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패널 가격 상승 때문에 실적 둔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형 LCD 패널로 실적을 끌어올린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전략은 미래 제품인 OLED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총 5조원 중후반대 설비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며 이 중 70%를 대형과 중소형 OLED 설비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CFO는 “LCD 설비의 OLED 전환, 신기술 연구개발(R&D), 조업일수 단축 때문에 올해 1·4분기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량은 수%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우선 순위는 대형 OLED의 대중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예정된 설비투자가 끝나면 TV용 OLED 생산 규모가 2배로 커진 월 6만장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이는 연간 대형 TV 150만~18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우리의 OLED 패널은 업계 황금수율인 80%를 달성했다”며 “올해는 신제품인 크리스털 OLED를 중심으로 고객사를 확대하고 최고급 시장에서 OLED TV의 주도권을 공고히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 생산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6세대 중소형 플라스틱OLED(POLED)를 생산하기 위한 경북 구미시 소재 LG디스플레이 공장(E5)은 올해 3·4분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올해를 기점으로 상업용 디스플레이(사이니지)나 차량용 패널을 포함한 각종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도 OLED를 적극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전략은 앞다퉈 10세대 이상 초대형 LCD 설비에 투자하는 BOE·차이나스타(CSOT) 같은 중국 업체와 상반된다. 이와 관련, 김 CFO는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과 여러 가지 기술적 검토를 해본 뒤 올 상반기 중 투자 전략을 결정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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