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1909년 2월의 ‘단지(斷指) 동맹’부터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뤼순감옥에 수감된 후 1910년 3월 사형집행 까지 이야기를 담아냈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일 년을 뜨겁게 투영하고 있는 뮤지컬 ‘영웅’ 은 조국을 위해 기꺼이 한 목숨 바치는 당당한 영웅의 면모와 고뇌하고 두려움에 떠는 한 인간으로서의 ‘안중근’의 모습을 함께 비춘다.
2009년 LG아트센터 초연을 통해 ‘더뮤지컬어워즈’와 ‘한국뮤지컬대상’에서 각각 12개 부문씩 노미네이트되어 6관왕씩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인정받은 작품이다.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이자 이토 히로부미를를 살해한 안중근 의사 역에는 안재욱, 정성화, 양준모, 이지훈이,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이자 제국익문사의 요원인 가상인물 설희 역에는 리사, 박정아, 정재은이 캐스팅 됐다.
현 시국과 같은 상황에서 뮤지컬 ’영웅‘은 ‘진정한 리더’에 대한 물음을 함께 던지며 묵직한 감동의 무게를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성화는 “리더라면 나라와 단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다” 며 “안중근 의사는 자신의 목숨까지 바칠 정도로 높은 기개를 가진 분이다. 리더라면 모든 걸 던질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철학을 전했다.
‘안중근’으로 새롭게 합류한 안재욱 역시 “척하지 않는 진실함, 책임감을 가진 진짜 리더, 뜻있는 리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영웅’의 산증인이자, 조상님으로 통하는 정성화는 “지금까지의 공연장보다 세종문화회관의 무대가 굉장히 넓다. 객석 끝에 있는 관객 여러분들 모두까지 전달해야 해서 굵은 선을 보여드리고자 연기했다”며 달라진 포인트를 밝혔다.
배우 안재욱은 안중근의 후손으로 ‘안중근’ 역을 맡아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안재욱은 “사실 초연부터 참여하지 않고 이미 성공작이란 평가를 받은 작품에 뒤이어 합류한다는 부담감도 크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늘 함께하지 못했어도 언젠가는 해야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책임감 등 남다른 의식이 있었다”며 “저는 거사를 치르는 당일 현장에서의 모습보다는 그의 진정성과 고뇌를 무대에서 잘 표현해야겠다는 책임감으로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자 주인공인 외롭고 안타까운 조선의 여인’설희’ 역을 맡은 여배우 박정아·리사·정재은의 책임감도 남달랐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르는 리사는 “극 중에선 여자 안중근이라고 생각하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캐릭터로 연기를 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가상인물이긴 하지만 당시 설희같은 이름 모를 희생자들이 많았을 것 같다. 그분들의 마음을 담아 연기를 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설희 역 박정아는 “설희가 그 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게이샤가 되기까지 마음가짐이 남달랐을 것이다.” 며 “저 역시 표정, 손끝, 숨소리 하나까지 신경쓰며 그를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역사의 실존 인물인 안중근의 일대기를 완성도 있게 다룬 뮤지컬 ‘영웅’은 안재욱, 정성화, 양준모, 이지훈, 리사, 박정아, 정재은, 크레용팝 초아 등이 합류해 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했다. 2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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