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2일 최순실(61)씨 단골 병원인 ‘김영재의원’에 대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 차관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으로 일하다 지난해 8월 산업부 1차관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청와대 산업비서관 시절 대통령 해외 순방 때 국내 기업과 해외 업체와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업무를 주도했다. 대통령 순방에서 체결된 투자양해각서(MOU)나 해외 프로젝트의 70%가량이 정 차관의 손을 거쳤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 때 경제사절단으로 간 국내 기업들이 MOU 등을 체결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그가 그쪽 업무를 집중적으로 처리했다는 게 한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검은 정 차관을 상대로 박 대통령의 ‘비선 주치의’ 김영재 원장 등에 대해 정부 지원사업 참여, 해외 순방 동행 등 청와대 차원의 조직적 지원이 있었는지, 또 그 과정에 그가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또 그가 청와대 산업비서관으로 재직하던 때 이란·미얀마 사업을 총괄했던 만큼 최씨의 ‘미얀마 K타운’ 이권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차관은 지인들에게 “미얀마 프로젝트를 중단시킨 게 본인인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는 정 차관의 손을 거친 사업이다. 하지만 현장실사 결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면서 중단됐다. 정 차관은 특검에 출두, ‘최씨가 K타운 프로젝트에 개입한 사실을 알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당시에는 몰랐다”고 답했다. 특검은 또 김 원장의 부인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대표가 정부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는 등의 대가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고가의 가방과 위스키 등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줬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안 전 수석에 대해서도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특검은 이와 함께 우 전 수석 아들을 운전병으로 선발, 이른바 ‘꽃보직 특혜’ 의혹에 휩싸인 백승석 대전지방경찰청 경위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또 지난해 4월 미르·K스포츠재단의 대기업 출연금 강제 모금 의혹 등을 내사했던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이 전 감찰관의 조사를 통해 우 전 수석이 정상적인 특별감찰 활동을 방해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현덕·진동영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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