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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친환경 벤처인줄 알았는데...M사 장외주식 사기 의혹

22차례 유상증자...비싼 값에 주주들에 매입 권유...

'청담동 주식부자' 유사한 방법으로 투자자 피해

금융당국, 음식물처리기 업체 M사 부정거래 조사





친환경 벤처기업인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M사의 L 대표. 그는 80억원을 투자해 개발했다는 음식물쓰레기처리기는 홈쇼핑 시장에서 히트를 했다. 지난 2015년 판매가 시작된 제품은 1년 만에 2만대를 팔았다는 보도가 쏟아지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선 L 대표가 장외주식을 고가에 투자자에게 팔아넘겨 수백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L 대표가 장외주식 사기로 구속 기소된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가 떠오른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관련 민원이 폭증하면서 금융당국도 조사에 착수했다.

14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M사의 장외주식 부정거래에 대한 민원을 접수해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를 당한 투자자가 많아 금융당국은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이미 주식거래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M사는 온라인쇼핑몰, TV 홈쇼핑방송 등을 통해 알려진 음식물처리기 제조업체. 2013년 설립된 이 회사는 한때 기술력 논란으로 시끄러웠지만 국내 영업·판매·사후수리(AS)망을 갖추며 현재도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비상장인 M사의 주식이 문제가 된 것은 수상한 유상증자와 장외주식 거래 때문이다. M사는 2014~2015년 22차례의 유상증자(출자전환 포함)로 1,600만주 이상을 발행했다. 신주 액면가는 500원이지만 M사 측은 투자자들을 설득해 ‘K-OTC’나 ‘38커뮤니케이션’ 등의 공식·비공식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가 아닌 회사에서 직접 장외주식을 사도록 했다. 특히 “해외 수출계약, 공장 신설 등의 호재로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며 장외 시세보다 많게는 5배 이상 비싼 값에 주식을 사도록 했다. M사의 한 투자자는 “당시 장외 시세는 주당 2,000원대였지만 사측의 설명을 믿고 6,000~1만원에 주식을 샀다”고 말했다. 22차례의 유상증자 결과 M사 자본금은 설립 당시 3억원에서 93억원으로 30배가량 증가했고 발행주식 수는 1,853만7,520주로 늘었다. 어지간한 코스닥 상장사 수준이다.



회사에서 주식을 팔 때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연매출 1,000억원, 2,000억원까지 간다. 믿어달라”며 L 대표는 투자자들을 설득했고 해외 수출계약 등을 홍보했다. 하지만 믿고 기다린 투자자들은 지난해 연매출이 150억원에 불과하다는 소식을 접했고 해외 수출계약은 허상이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L 대표는 2,500원에 신주 400만주를 배정받은 후 2~3배에 장외시장에서 모두 팔아버렸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M사 제품이 장외에서 주식을 팔기 위한 홍보물일 뿐 M사가 실제 수익을 내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경제신문과 통화한 전 M사 직원 A씨는 “중국에 수출한다는 명목으로 1,000여대의 물량을 생산했지만 단 한 대도 수출하지 못했고 여타 국가와의 수출계약도 계약 단계일 뿐”이라며 “현재 주주들은 더 이상 주가가 떨어질까 봐 두려워 입을 닫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유상증자를 거쳐 M사와 L 대표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부당이익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에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가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L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M사 설립 이전 이희진 전 미라클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같은 주식방송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또 이 전 대표가 과거 주식방송에서 M사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밝히며 이 전 대표의 또 다른 회사인 미라클로지스틱스와 M사가 물류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은 점 등이 근거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조사 상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증권방송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이뤄진 주식 불공정거래에 대해 조사를 강화한다는 것이 금감원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주희·지민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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