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의회 합동연설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으나 주요 현안마다 미국 내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장벽, 건강보험, 세제개혁 등 주요 사안에서 연설한대로 관철하려면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의 반대 의견도 극복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의회 연설을 마치자마자 이번 연설을 공화당 지도부로부터 지지를 끌어내는 계기로 삼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그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의회 주요 인사들과 1일 오찬 자리에서 “우리는 (정책 실천) 과정을 시작하려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공화당 상원 ‘넘버2’인 존 코닌 원내총무는 당장 결론을 끌어내기보다 상하원과 백악관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집중했다면서 “이 일을 마칠 유일한 방법은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그의 정책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는 여전하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NBC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연설처럼 통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MS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미끼 상술’(bait and switch)이라 표현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좋은 세일즈맨’에 빗댔다.
특히 주요 현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의회의 현실을 비교해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멕시코와 맞댄 남쪽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곧 건설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재정적자 감소를 중시하는 공화당 강경파들은 수십억 달러의 건설비의 재원 마련 방안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예산안 상원 통과에는 60표가 필요한데 공화당 의석수는 52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공언한 대로 공공인프라 개선·확충에 1조 달러를 투자하려면 역시 의회에서 승인받아야 하지만 재정 매파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워 보인다. 짐 조던(공화·오하이오) 하원의원은 지지하기에 앞서 자금조달 체계 등을 살펴보겠다면서 “우리에게는 20조 달러의 빚이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ACA)의 폐기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도 거세다. 공화당 일부 의원들도 당 지도부에서 내놓은 대안까지 ‘새로운 연방 복지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이밖에 이미 논의 중인 국경세 조정안 역시 공화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 상황이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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