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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치] '사드 외통수'...출구 찾을 '비선 라인'이 없다

정부, 구체 액션플랜 없이 "대화 나설 것" 원론만

'라우펑여우' 美 키신저 같은 전문 외교관 키워야

한국의 대중 외교가 실종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이유로 중국이 한국 기업에 융단폭격식 보복을 감행하고 있지만 물밑에서 대화에 나서야 할 공식·비공식 라인은 자취를 감췄다.

3일 중국 상하이시와 장쑤성·산둥성·산시성 여유국(문화관광 담당)이 주요 여행사 관계자들을 소집해 오는 15일부터 한국관광 상품 판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보복의 폭과 대상을 점점 확대하는 초강수를 둬 한국의 사드 정책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대화에 나서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뿐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외통수에 몰린 한국 외교를 풀 비선라인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게 외교가와 안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난 1971년 미국과 중국의 냉전을 풀 실마리를 ‘핑퐁외교’로 마련한 헨리 키신저 같은 대중국 외교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 특사로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중국에 보냈다. 키신저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를 설계한 인물임에도 인민일보로부터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는 호칭을 여러 차례 받은 인물이다. 한국 또한 중국인의 친구로 불릴 만한 인물을 전략적으로 발굴해 정파와 관계없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도 ‘라오펑여우(老朋友·중국의 오랜 친구)’를 키워야 한다. 중국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한 사립대 교수는 “중국은 오랜 기간 정을 나눈 사람이어야 얘기가 통한다”면서 “특히 사드 같은 중대한 문제는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과 직접 얘기할 정도의 인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분야 고위직을 맡았던 한 인사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끌고 있는 한국은 현재 일종의 과도체제로 볼 수 있다”면서 “중국이 이 시기를 노려 집중적으로 한국 압박에 나설 것이 뻔한데도 돌파구를 열 외교 전문가가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직 정부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벌써 양국 정부가 특사를 파견해 물밑협상을 벌이는 것이 정상”이라며 “청와대와 중난하이(중국지도부) 간 네트워크도 무너졌고 이를 보완할 민간채널도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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