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1야당 대선후보인 프랑수아 피용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자 알랭 쥐페 전 총리가 후보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프랑스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중량급 중도우파 정치인인 쥐페가 제1야당 후보가 되면 피용의 몰락으로 최근 급부상한 무소속 중도파 에마뉘엘 마크롱의 아성이 흔들리며 프랑스 대선 정국이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엥에 따르면 쥐페는 최근 측근들에게 “도망가지 않겠다. 지금은 (공화당이) 집단자살과 같은 상황에 빠져 있다”며 “피용이 사퇴하면 공화당원들에게 운명을 맡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화당 경선에서 피용에게 패한 뒤 “후보교체는 없다”고 밝혀온 쥐페가 입장을 바꿔 레이스에 복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피용은 공금횡령 혐의로 법원 소환 통보를 받았으며 대선캠프 인력이탈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피용이 “사법부가 정치적 의도로 나를 공격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당내 반응은 차갑다. 소장파 의원 20여명이 피용에게 공개적으로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캠프 탈퇴를 선언한 의원들이 60명을 넘어서 선거본부가 와해 직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탈한 세력은 쥐페 전 총리 계열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다수다.
쥐페는 총리·외무장관·국방장관 등을 지낸 프랑스 중도우파의 대표 정치인으로 지난해 11월 당내 경선에서 예상을 뒤집고 피용에게 패했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오독사의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의 지지율은 전 주에 비해 2%포인트 오른 27%를 기록하며 극우파 후보 마린 르펜(25.5%)를 앞섰다. 마크롱이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에서 지지율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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