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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리타워텍 스캔들





35일 연속 상한가. 5개월간 181배 주가 상승. 온 나라가 정보기술(IT) 벤처 열풍에 휩쓸린 2000년 수립된 경이적인 기록이다. 그해 코스닥시장에는 리타워텍이라는 인터넷기업이 혜성같이 등장했다. 2,000원(액면가 500원)에 불과하던 리타워텍의 주가는 1월27일부터 3월17일까지 연속 상한가를 치더니 5월에는 36만원까지 치솟았다. 액면가를 5,000원으로 친다면 360만원. 17년 흐른 지금의 삼성전자 주가보다 1.8배나 높다.

이 회사는 보일러 송풍기를 만들던 파워텍이 전신이다. 그해 1월 하버드대 출신의 한국계 미국인 최유신씨가 인수하면서 인터넷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황제주 등극에는 재료가 있었다. 20여개 IT 기업 인수와 천문학적인 외자 유치가 주가 질주를 뒷받침했다. 리타워텍은 기업사냥에 현금을 넣지 않았다. 대신 피인수 기업의 대주주를 상대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했다. 인수 대금을 리타워텍 주식으로 지급한 이 방식은 당시에 생소한 개념으로 주가가 오른다는 전제가 없으면 불가능한 딜이었다.



최씨의 마술은 13억5,000만달러에 이르는 외자 유치와 홍콩 소재 아시아넷 인수로 절정에 달했다. 외자 유치로 포장돼 한국에 들어온 이 돈은 실제로는 해외 투자은행으로부터 빌린 하루짜리 초단기 차입금. 인수대금으로 잠시 나갔다가 제3자 유상증자로 돌아온 뒤 해외 투자은행 계좌로 되돌아갔다. 이 복잡한 과정은 불과 2시간 50분 만에 끝났다. 석연찮은 딜은 그해 10월 서울경제의 단독 보도로 베일을 벗게 된다.

2003년 상장폐지로 잊힌 리타워텍이 다시 등장했다. 미국 보스턴 법원이 하버드대에 최씨의 기부금 관련 금융정보를 오는 20일까지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린 게 뉴욕타임스(NYT)에 보도됐다. 법원이 2011년 450만달러의 손해배상 결정을 내렸는데도 최씨가 지급하지 않자 피해자 우씨가 그의 재산을 추적한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우씨의 집념이 놀랍다. 리타워텍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권구찬 논설위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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