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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속영장 청구] "선거개입 휘말릴라" 검찰의 강공…'뇌물' 싸고 불꽃공방 예고

■ 검찰, 영장 청구 배경은

"최순실·이재용도 구속"…특검 결과 상당 반영

자칫 신병처리 늦춰지면 검찰개혁 빌미 줄수도





27일 검찰이 장고 끝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한 배경에는 사안의 중대성을 피해갈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대통령 파면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철저한 조사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박영수 특별수사팀이 ‘뇌물’로 판단한 상황에서 검찰이 이를 무시했을 경우 적지 않은 비난에 직면했을 것이다. 대선과 정권교체를 눈앞에 둔 상황이기도 하다. 정권교체는 현재 검찰의 위상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법원이 밝힌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가 적용됐다.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 말까지 수사해 검찰에 넘긴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를 수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 검찰 관계자도 “특검 사건을 상당히 고려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뇌물 공여자가 이미 구속된 점도 특수본에는 부담이었다. 뇌물 준 사람을 구속 수사하면서도 실제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조차 청구하지 않는 것이 형평상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날 구속영장 청구 사유 중 하나로 공범인 최순실씨와 뇌물공여자(이재용)까지 구속된 점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이번 ‘2기’ 특수본은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하거나 삼성그룹이 최씨 일가를 지원하는 데 박 전 대통령의 권력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규정했다. 또 최씨에게 180여건의 국정문서를 유출하도록 지시해 국정농단 사태를 초래한 이도 박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 최씨 국정농단 사태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뿌리가 박 전 대통령에게서 비롯됐다는 게 특수본이 내린 결론이다. 특수본은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발표하면서 “피의자가 권력남용적 행태를 보이고 중요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대통령선거가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특수본은 ‘더는 늦출 수 없다’고 봤다. 박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가 대선이 본궤도에 오르는 다음달까지 늦춰질 경우 자칫 판 흔들기나 대선 개입이라는 각종 구설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이 미적거릴 경우 이는 또 주요 대선주자들의 검찰 개혁에 대한 빌미가 될 수 있다.

이날 특수본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결정은 법원의 몫이 됐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은 오는 30일 오전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강부영(43·사법연수원 32기)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 구속 여부는 이르면 같은 날 밤늦게나 31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뇌물죄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양측 간 치열한 불꽃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혐의가 13개에 이르는데다 기록도 방대한 만큼 검찰과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간 첨예한 의견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수본 쪽에서는 박 전 대통령 조사를 담당한 이원석(48·사법연수원 27기) 특별수사1부장과 한웅재(47·28기) 형사8부장이 공격진으로 나올 수 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영하 변호사 등 기존 변호인이 방어진을 구축한다.

역시 쟁점은 ‘뇌물죄’ 여부다.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지원이 대가성 있는 뇌물이라는 게 핵심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누구를 봐주기 위해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재용→최순실→박근혜’로 이어지는 뇌물 의혹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관여한 바 없고 알지도 못한다는 주장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사상 유례없는 영장실질심사인 만큼 판단하는 법원은 물론 영장을 청구한 검찰에도 이래저래 부담이기는 마찬가지”라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구속수사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박 전 대통령에게는 이번주가 운명의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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