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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루이비통 '전지현 선글라스' 젠틀몬스터에 2,000억원 투자

L캐피탈, YG·클리오 이어 국내에선 세 번째 투자 유치 사례 될 듯

스눕바이, 자본금 5,000만원에서 기업가치 1조원으로 성장

미래에셋대우 주관사로 올해 중 코스피 상장 예정





세계 1위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이 ‘전지현 선글라스’로 유명세를 탄 토종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에 약 2,000억원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루이비통이 YG엔터테인먼트·클리오(237880)에 이어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세 번째 사례다.

10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계열 사모펀드 ‘L캐피털아시아(L Capital Asia)’는 젠틀몬스터 브랜드를 보유한 ㈜스눕바이에 1,000억~2,000억원가량의 투자를 진행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L캐피털아시아는 LVMH그룹과 아노그룹의 제휴로 지난 2009년 설립된 사모펀드로 운용자산 규모는 약 10억달러에 달한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중국·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의 유망 브랜드에 투자하고 있다.

L캐피털아시아는 이번 투자를 검토하며 스눕바이의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산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지분율 10~20%가량에 해당하는 투자 금액을 검토하고 있다. IB 업계에서는 애초 L캐피털아시아가 최대 5,000억원의 투자를 고심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후폭풍으로 중국과의 사업에 차질을 빚으며 투자자금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L캐피털아시아는 앞서 지난 2014년 국내 첫 투자 건인 YG엔터테인먼트에 유상증자와 최대주주인 양현석 대표의 지분 매입으로 820억원(약 8,000만달러)을 투자했고 2016년에는 색조화장품 전문기업 클리오에 상장 직전 지분율 7%에 해당하는 573억원(약 5,000만달러)의 투자를 집행했다. 스눕바이에 2,000억원가량의 투자를 집행할 경우 루이비통 계열 투자 규모로 국내 최대다.

젠틀 몬스터는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홍대쇼룸 입구/사진제공=스눕바이


L캐피털아시아가 젠틀몬스터에 꽂힌 것은 선글라스 단일품목으로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점뿐만 아니라 색다른 마케팅 전략에 매혹당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선글라스 매장과 전혀 다른 매장 구성은 젊은 층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한류 드라마 간접광고(PPL)를 통한 제품 홍보는 중국·동남아·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으로도 시장을 확대했다. 지난해 젠틀몬스터의 매출액은 1,500억원에 영업이익 4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30.6%에 달한다.

‘전지현 선글라스’로 이름을 알린 젠틀몬스터의 스눕바이는 2011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했다. 2000년대 중반 대기업 계열 금융사 대리에서 영업캠프 ‘캠프코리아’로 옮겼던 김한국 대표는 각종 규제에 영업캠프를 포기하고 안경사업에 뛰어들었다. 오재욱 캠프코리아 대표에게 약 20억원가량 투자를 받으며 스눕바이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5명이던 직원 수는 200명까지 늘어났다. 젠틀몬스터의 평균 선글라스 제품 가격은 20만~30만원대로 해외 명품에 비하면 합리적인데다 특이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빠르게 내놓으면서 연예인 선글라스로 입소문을 탔다.



흥행몰이의 시발점은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이 연기한 주인공 천송이가 젠틀몬스터 선글라스(제품명 DiDiD)를 착용하면서부터다. 이를 시작으로 2015년에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모든 제품을 제치고 가장 불티나게 팔려 이 단일 매장에서 한 달 동안 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급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종합편성채널의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에 등장한 배우 정유미가 젠틀몬스터 제품을 착용하며 또 한차례 화제에 올랐다.



L캐피털아시아가 투자를 결정하게 된 마케팅 전략은 젠틀몬스터를 일반적인 선글라스에서 ‘엣지’ 있는 패션의 아이템으로 변화시켰다. 서울 강남 가로수길, 서교동 홍대 앞 등에 15~25일마다 한 번씩 콘셉트를 바꿔 매장을 꾸미는데 마치 설치 미술 갤러리를 연상시키면서 젊은이들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일명 ‘포토존(photo zone)’으로 손꼽히는 젠틀몬스터 매장은 매년 90% 이상 새로운 디자인으로 출시된 제품들을 작품으로 전시하며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물론 젠틀몬스터의 성장이 처음부터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김 대표는 미국의 와비파커사를 벤치마크해 홈트라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터넷에서 소비자가 안경을 주문하면 4~5장의 안경을 배송한 뒤 소비자가 선택한 한 장의 안경을 제외하고는 돌려받는 방식으로 물건을 판매했다. 한국과 미국의 다른 시장 구조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객을 통한 입소문 광고는 젠틀 몬스터를 루이비통도 반한 명품의 반열에 올렸다. 독특하게 할인행사 대신 제품을 판매한 안경원에 수수료를 입금하는 방식으로 특약점 가입을 늘린 점도 업계에 이슈가 됐다.

젠틀몬스터는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006800)를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신영증권(001720)·하나금융투자·KB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해 이르면 상반기 중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년 1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젠틀몬스터가 올해 3월부터 사드 여파로 유커족이 줄어들며 다소 매출이 주춤하고 있다”면서도 “제시카 알바, 패리스 힐튼 등 할리우드 스타를 비롯해 국내 유명 배우들이 즐겨 착용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원·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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