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여론조사에서 사실상 양강 구도를 이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1일 서로를 향해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진영을 “적폐연대”로 규정하며 공세의 고삐를 조였고,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주변을 겨냥해 “문빠민국”이라고 반격하는 등 양측의 ‘프레임 전쟁’이 치열하게 이어졌다.
전날 문 후보 측의 민병두 공동특보단장은 트위터에 “안철수 후보의 승리가 누구의 승리로 귀결되는지 생각해보자”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적었다. 이어 “만약 5월 9일 안 후보가 당선된다고 치자. 그러면 누가 만세를 부를 것인가.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 덕수궁·시청앞에 모여 우리가 승리했다며 태극기를 흔들고 행진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패권세력이 지지하는 문재인이 당선되면 패권국가 문빠민국이 된다”며 맞받아쳤다. 문정란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기편이 아닌 국민이 ‘끔찍하다’는 발상이야말로 끔찍하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와 안 후보를 연관시킴으로써 정권연장세력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하다”며 민 의원의 글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 부대변인은 “문 후보 측은 정권연장세력, 적폐세력이라는 허깨비 프레임으로 안 후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가둘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전날까지 안 후보의 ‘차떼기’ 경선 의혹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말 바꾸기’, 부인 김미경 교수의 특혜채용, 딸 재산공개 등을 놓고 화력을 퍼부었으나 이날 오전에는 속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문 후보 측 권혁기 부대변인은 “앞으로는 오전에 정치적 논평을 내지 않고 정책논평과 브리핑만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두 후보 간 네거티브를 넘나드는 ‘검증 공방’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는 것에 비판이 인 데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마침 이날 오전에는 민주당의 공식 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아 안 후보를 향한 민주당 지도부의 날선 발언도 보이지 않았다.
박 대표도 이날 전직 서울시의원 입당식 행사에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저희는 가급적 네거티브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문 후보를 겨냥해 “안 후보는 최순실이 써준 원고를 읽는 제2의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다”, “오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영장심사를 받는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취업비리가 있어도 해명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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