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에서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주의회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이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에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제 1공영 ARD 방송이 투표 직후 발표한 초기 정당득표율 예측치에 따르면 기민당은 34.5%를 얻은 반면, 사민당은 30.5%를 획득했다. 친기업 자유주의 정당인 자유민주당 12.0%, 반(反) 유로·반 이슬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대안당) 7.5%, 녹색당 6.0%, 좌파당 5.0%로 예상됐다.
이번 선거는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의 향배를 살펴볼 수 있는 최대 선거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주도 뒤셀도르프와 쾰른, 도르트문트, 에센 등 유명 도시를 품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은 독일 16개 주 중 가장 많은 1,800만 인구가 거주하는 곳이자, 전통적으로 노동계층 기반 위에 있는 사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그럼에도 기민당 지지가 뚜렷하게 나왔다는 점에서 4연임 도전에 나선 메르켈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반면 사민당 당수 마르틴 슐츠 총리후보의 맹추격 기세는 다시 한 번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현재 사민당 소속 한넬로레 크라프트 여성 주총리가 주도하고 소수당 녹색당이 가세한 주 연립정부를 가동 중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기민당 부당수인 아르민 라셰트 선거최고후보가 새로운 총리에 오를 수 있고, 기민-사민당 대연정 같은 다른 형태의 연정 조합이 선택될 수 있다. 직전 2012년 같은 주의회선거에서는 사민 39.1%, 기민 26.3%, 녹색 11.3%, 자민 8.6%, 해적당 7.8%의 득표율 분포를 보였다.
최종 개표 결과가 나와 봐야 하겠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자민당은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독일 전체 주의회 16곳 가운데 8곳에 진출할 것으로 보여 명백한 부활을 알렸다. 전통의 범3당 세력으로서 연방 연정 참여 경험이 풍부한 자민당은 9월 총선을 거쳐 정권에 다시 참여하길 바라고 있다. 아울러 대안당은 상대적으로 낮은 득표율이지만 한때 바람을 몰고 온 자유주의 진보 정당인 해적당이 소멸한 틈새를 비집고 독일 최대인구주의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 정당은 주의회 16곳 중 13곳에 입성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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