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재학생인 김혜리(25·심리학과) 씨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동연 후보자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아주대 총장인 김 후보자가 지난해 학생들과 점심을 먹으며 매주 진행했던 브라운백 미팅에 참여했던 것. 당시 아주대가 인문계 학과를 줄이고 이공계 학과를 늘리는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프라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해 학생들의 반발이 심했던 시기였다. 이 미팅에서 김씨가 프라임 사업 추진의 부당함을 토로하자 김 후보자는 어린 재학생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다. 김 씨는 이 모습을 보고 오해로 쌓였던 불만이 존경심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후 아주대는 실제로 이 사업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김 씨는 김 후보자와의 인연을 계기로 2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진행된 ‘서울포럼 2017’에서 아주대 학생들을 대표해 김 후보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씨는 김 후보자와 함께 무대에 올라 “총장님이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이 추진하셨는데 가신다고 하니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면서도 “아쉽지만 우리나라를 위해 좀 더 역량을 펼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실제로 김 후보자는 아주대 총장에 취임한 뒤 ‘총장 북클럽’을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며 건설적인 관계를 만들어갔다.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프로그램은 ‘애프터 유’ 프로그램이었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 명문 대학 연수를 보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불우한 청소년기를 몸소 겪은 김 후보자가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이 꿈을 접지 않도록 2015년 아주대 총장에 부임하면서 가장 먼저 만들었다.
학생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던 김 후보자에게는 서울포럼이 아주대 총장으로서 마지막 대외 행사였던 터라 아쉬움도 짙어 보였다. 김 후보자는 이날 포럼에 참여한 아주대 학생 무리를 보고 먼저 다가가 “셀카 찍을까” “나 아직은 아주대 총장이다”라며 즐거운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는 학생들에게 “서울포럼에서 유익한 강연도 많이 듣고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학생들은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김 후보자를 향해 “총장님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앞으로 짊어질 막중한 임무에 대해 응원을 보냈다.
이날 본 행사장에서 들어선 김 후보자는 사회자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흔쾌히 마이크를 잡고 “서울경제신문과 아주대의 협력관계가 이전부터 아주 긴밀했다”며 “이번 포럼에도 아주대 학생들이 많이 와서 강연을 듣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서울포럼이 경제와 사회, 4차 산업혁명의 발전에 중요한 좌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좋은 시사점들을 제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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