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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부모 챙기랴 결혼해 같이 사는 자녀 챙기랴…베이비붐 세대의 '돌봄 굴레'

은퇴후 고정수입 없어 재정 부담

부모·자녀사이 '낀세대' 걱정 커

"여유없어도 노후대비는 꼭 필요

월 200만원 연금받도록 준비를"





분당에 사는 박동효(가명·57)씨는 최근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몇 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홀로 되신 어머님을 집으로 모셨고 대학 졸업 후 2년째 백수인 아들까지 부양하고 있다. 최씨는 “부모와 자식은 천륜이지만 부담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은퇴 후에 어떻게 가정을 꾸려갈지 고민이 많다 보니 우울증이 찾아왔다”고 토로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부모와 자녀를 모두 부양해야 하는 낀 세대들은 ‘돌봄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퇴로 인해 고정 수입이 사라지면 부모와 자녀를 돌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결혼한 후에도 독립하지 못하고 육아 문제 등을 부모에게 의존하는 ‘신(新)캥거루족’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낀 세대에게는 당장 부모님 병원비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부모(배우자 부모 포함)를 직접 부양하거나 지원한 경험이 있는 4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중년층의 부모 의료비 부담에 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절반 가까운 48.1%가 부모 부양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의료·간병비 부담(48.9%), 생활비 부담(47.6%) 등 주로 경제적인 문제였다. 부모 의료비를 직접 부담한 경험이 있는 중년층의 48.2%는 1,000만원 이상 지출했고, 3,000만원 이상 부담했다는 사람도 20%에 달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본인의 노후의료비 준비에 대해 80%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관계자는 “낀 세대들은 부모를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고 자녀에게는 짐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도 갖고 있다”며 “부모를 부양하면서 느낀 의료비에 대한 부담감이 자신의 노후 의료비 대비에 대한 필요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신캥거루족은 낀 세대의 또 다른 굴레다. 서울 구의동에 사는 하선숙(가명·56)씨는 오전에는 시어미니 식사 등을 챙기고 오후에는 근처에 사는 딸의 집으로 건너가 학교에서 돌아온 손자를 돌본다. 체력이 달리고 이곳저곳 아프지만 단 하루도 쉴 수가 없다. 하씨는 “시부모님과 손자를 동시에 돌보다 보니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다”며 “몸이 아파 손을 놓으면 집안이 엉망이 되기 때문에 아플 때는 진통제를 먹으며 버틴다”고 말했다.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가운데 64.8%가 부모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이 동거하는 이유는 ‘독립하기 위한 주택자금 부족(37.1%)’과 ‘자녀의 육아·보육문제 해결(31.1%)’이 대부분이었다. 또 신캥거루족과 함께 사는 조부모의 평균 주당 양육시간은 42.53시간으로 근로자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자녀 부양을 넘어 손자까지 돌봐야 하는 현실 속에서도 반드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은 “국민연금·퇴직금·개인연금 3중 구조에 집중해 노후에 월 150만~20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본인의 의료비 준비가 부족하다면 연금 불입액을 다소 줄이더라도 실손의료보험은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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