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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냐 중국이냐...G2시대, 한국 운명의 선택은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존 J.미어셰이머 지음, 김앤김북스 펴냄

국가들은 세력균형 유지 아닌

막강한 힘·이익으로 지배 꾀해

'국제정치의 본질은 비극' 직시

韓 국익·평화 위한 선택해야





미국의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일촉즉발의 ‘폭탄’이 됐다. 그간 사드 배치에 반대해 ‘한한령’을 일으킨 중국이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가 들어서자 좀 나아지나 싶더니, 최근에는 국방부의 사드 발사대 4기에 대한 청와대 보고 누락에 대한 파문으로 국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에 미국 정치권도 한국 내 반대 기류를 의식해 “한국이 원치 않으면 사드를 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드가 미군 방어용 무기라는 점을 들어 사드 철수가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의 철수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는 중이다.

이 같은 시점에서 번역 출간된 현실주의 국제정치학 이론의 대가 존 J.미어셰이머 미국 시카고대학 정치학과 교수의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2001년 초판이 출간된 이 책은 세계적으로 화제를 낳았고 저자는 2014년 책의 마지막 장이던 10장 ‘21세기의 세계정치’를 과감히 도려내고 ‘중국은 평화롭게 부상할 수 있을까?’라는 내용으로 새롭게 써 개정판을 내놓았다. 이 책은 개정판의 첫 국내 번역서다.

책의 주된 내용은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이다. 공격적 현실주의에서 국가들의 관계를 지배하는 것은 규범이나 도덕이 아니라 국가이익과 힘이다. 국가가 힘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정부 상태라는 국제체제 구조에 기인하며, 국가들은 세력균형 유지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국가를 압도할 정도의 막강한 힘을 추구해 최선의 안보를 확보하려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중국의 ‘화평굴기(평화롭게 우뚝 선다)’ 성사 가능성에 대해 미어셰이머 교수는 “중국은 평화적으로 부상할 수 없다(China cannot rise peacefully)”고 단언한다. 중국이 지금처럼 부상한다면 과거 미국이 그랬듯 패권을 노릴 게 뻔하고, 이미 그 같은 노력은 진행 중이다. 그간 나치 독일, 일본제국, 냉전시대의 소련이 미국의 적수가 되지 못한 것과 달리 중국은 미국의 4배나 되는 인구와 경제성장세를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머나먼 아시아가 중국에게는 뒷마당이 아닌가.



저자는 냉전시대 유럽의 상황과 달리 아시아에서는 핵무기가 존재함에도 국지적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중국과 아시아 여타 국가들 간의 힘의 불균형, 중국에서 거세진 초민족주의가 아시아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한편 저자의 개정판과 이번 국내 번역서 출간까지 3년의 시간차에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변수까지 끼어들었다. 책의 역자인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역사의 흐름을 놓고 봤을 때 미·중 패권싸움에서 미국 쪽 패권유지에 대한 의지를 구체적으로 들고 나온 사람이었기에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경제전쟁을 선포한 상황이고, 향후 수십 년 경제를 주도할 ‘4차산업혁명’ 등을 선점한 쪽은 미국이며 중국의 경우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미국이든 중국이든 선택할 수밖에 없는 기로에 서 있다. 세계 각국은 국익과 평화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쏟지만 때론 그 노력이 갈등과 전쟁을 유발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국제정치는 본질적으로 비극을 잉태하고 있다고 할 것이며, 우리는 그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원제(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에 ‘비극’이 포함된 이유가 이 때문이다. 2만5,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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