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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열에 불안한 유가

사우디·UAE·바레인·이집트, 카타르와 단교

카타르 항공기·선박 등 통행 전면 차단

명목상 테러지원 이유로 국교단절했지만

친이란 행보가 눈에 가시로 작용한 듯

카타르 원유 수출 차질 우려에

WTI 7월 인도분값 한때 1.2%↑

갈등 장기화땐 유가 하락 부를수도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 등 중동 4개국이 5일(현지시간) ‘국가안보’를 이유로 카타르와의 국교단절을 선언했다. 명목상 이유는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사우디와 대립하는 시아파의 맹주 이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카타르와의 국교단절이 중동 지역에서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중동 분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와 중동국가들 간 지정학적 갈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도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 등 4개국은 테러리즘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이집트·바레인은 카타르 국적 항공기와 선박의 영공 및 영해 통과를 전면 차단했으며 UAE는 자국 내 카타르 외교관들에게 48시간 내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이들 4개국은 다른 중동국가들이 테러조직으로 규정한 ‘무슬림형제단’과 시아파 맹주인 이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카타르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여기에 최근 카타르 국영통신 QNA가 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이란을 강대국으로 인정한다. 이란에 대한 적대정책을 정당화할 구실이 없다”며 미국과 중동국가들의 대이란 정책을 비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들의 갈등은 증폭됐다. 카타르 측은 이것이 ‘가짜뉴스’라며 즉각 삭제했지만 사우디 등은 카타르 언론사 사이트를 차단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해외순방지인 사우디에서 이란을 적대시하는 중동정책을 편 것이 이들 4개국을 자극해 ‘친이란’ 국가인 카타르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 방문 당시 주요 아랍국 지도자들에게 일반 무슬림과 극단주의 테러세력을 구분하자며 “이란을 고립시키자”고 주장했다.





카타르와 중동 4개국 간 국교단절은 초경질원유(콘덴세이트) 주요 생산국인 카타르의 원유 생산 및 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사우디와 이란을 두 대립축으로 중동 내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조시키면서 원유 시장에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카타르의 원유 생산 및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로 장중 한때 1.2% 이상 올라 배럴당 48달러 선을 돌파했다.

다만 중동 갈등은 장기적으로 사우디·UAE·카타르 등이 속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결속력을 깨뜨리며 오히려 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달 25일 OPEC과 러시아가 감산 합의를 9개월간 연장하며 유가를 힘겹게 떠받치고 있지만 최근 감산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셰일업계의 산유량이 늘면서 감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OPEC 내부 분열이 깊어지고 감산 합의가 무너지기 시작한다면 추가 유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핀 지벨 호주국립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국교단절로 카타르가 원유 생산량 쿼터를 지킬 이유가 거의 없어졌다”며 “(카타르의) 합의 불이행이 시작되면 다른 OPEC 회원국들도 생산량을 속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신 최고경영자(CEO)도 “만약 무언가 잘못되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들이 시장을 차지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산유국 간 감산 합의가 깨질 경우 곧바로 증산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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