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2일 국민의당을 찾아 협조를 당부했다. 박 회장은 다른 당은 방문하지 않고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만 만난 뒤 국회를 떠났다.
박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박 위원장과 만나 “지난 9월 이래 격랑을 겪으며 경제계의 불확실성의 시간이 너무 오래 계속되고 있다”며 “정국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국민의당에 당부와 부탁, 축하의 말씀을 드리러 왔다”고 밝혔다.
이에 박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개혁 의지는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국민의당은 문 대통령의 개혁이 법 위에 군림하지 않고 법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지도록 감시자 역할을 하면서 개혁을 견인하는 역할도 하겠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재계개혁과 관련해 대한상의가 협조를 요청할 것이 있으면 저희 당의 문을 두드려 달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급진적인 경제개혁을 시도할 경우 국민의당이 견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회동을 마친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박 회장이 “아직 정부의 확정된 정책이 나오지 않아 재계의 입장을 표명하기는 이르다. 정책이 나오면 수정할 것은 수정하고 애로사항이 있으면 건의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앞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간담회를 한 뒤 “큰 그림으로 보면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될지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회장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 등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됐으나 대한상의는 “정부정책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도, 구체적인 정책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단체가 이런저런 의견을 말하기에 이르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이날 박 회장은 최근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며 정국을 주도하는 국민의당만을 찾았다. 대한상의 측은 오는 13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 측도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에 새로 취임했으니 인사차 방문한 것이지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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