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장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조직원들과의 대화. 이 원장은 “회사의 기술, 이익, 경험 등을 넘어서는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 소통”이라며 “소통 수준이 조직의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은 우선 서로를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며 “직원들과의 정례 대화 채널인 ‘썸타임(Some-time)’을 만든 이유”라고 소개했다.
직원들이 모든 직원 앞에서 자신의 경력, 가족, 취미, 목표 등을 소개하는 행사로 매주 금요일 5명씩 발표한다. 다양한 분야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한 회사에 모여 어색한 일이 많았는데 이 행사를 통해 소통의 물꼬를 텄다고 한다.
일하는 방식도 혁신했다. 우선 직원들의 고정 좌석을 없앴다. 협업할 사람끼리 그날그날 필요에 따라 모여 앉는 방식이다. 자료를 개인 PC가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터에 보관해 ‘내 PC’ ‘내 자리’라는 개념을 없앴다. 이는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직원은 160명에 불과한데 회의실을 16개나 만들었다. 층마다 모일 수 있는 휴게실을 꾸미고 옥상정원을 조성해 틈만 나면 모여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 원장은 “설립 초기 월급처리용 전산 시스템이 없을 때는 옛날식 노란 월급봉투에 기관장 편지와 월급명세서를 담아 나눠주기도 했다”며 “건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어느 기관이든 초대 기관장의 가장 큰 임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의 재정라인에서 주로 일하며 29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다. 그는 “정부부처에 있을 때는 소속기관의 일원이기 때문에 국정철학 등을 소관국 내에서만 실현했다”며 “기관장이 되니 개인 생각을 조금 더 반영할 수 있고 직원들과 함께 한 조직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보람이 크다”고 지난 1년을 돌아봤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