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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장훈 감독 “‘택시운전사’로 상식적인 이야기 전하고 싶었다”

2008년 ‘영화는 영화다’부터 2010년 ‘의형제’, 2011년 ‘고지전’까지 장훈 감독은 단 3년 만에 지금껏 회자되는 인상적인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그 이후로 6년 만, ‘택시운전사’를 들고 찾아왔다. 송강호와 두 번째 호흡작이자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15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영화다.

장훈 감독 /사진=쇼박스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그리고 독일의 명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함께한 ‘택시운전사’는 큰 자체 규모와 국내 대형 배급사 쇼박스의 참여로 올 여름 극장가를 공략하러 나섰다. 영화 공개 전부터 ‘천만 기대작’으로 언급되고 있는 터라 장훈 감독은 관객들의 반응을 더욱 궁금해 하고 있다. 물론 조심스런 소재가 온전하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문제가 더 컸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스타와 인터뷰를 한 장훈 감독은 “관객 수에 대한 부담감이 물론 있다. 영화에 같이 참여한 분들을 생각하면 만족스러울 수 있는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 결국에는 관객 분들로 인해 영화가 완성되는 것이니 보시고 어떤 생각을 하실지 너무 궁금하다”고 걱정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장훈 감독 /사진=쇼박스


-‘택시운전사’라는 제목이 친근하면서도 독특하다. 탄생 비화가 있나.

“처음에는 ‘택시드라이버’였다. 그런데 이미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외화 ‘택시 드라이버’가 있었기 때문에 ‘택시운전사’로 최종 결정했다. 내용상으로도 외부의 시선으로 광주를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택시운전사’가 맞다고 생각했다.”

-폭압 장면을 제외하고는 화면의 명도가 높다. 의외로 전반적인 분위기가 밝은 편이다.

“과거의 암울한 이야기로만 영화를 다루고 싶지 않았다.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관객들에게 생각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싶었다. 당시 광주 시민들이 24시간 무겁고 진지하게만 살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그 분들은 그렇게까지 상황이 벌어질지 몰랐고, 그렇게 당시를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극한의 상황이 있기 전까지 밝고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을 그렸다. 그래서 희망을 꿈꾸는 청년 구재식(류준열) 캐릭터도 그렸다.”

-송강호가 출연을 제의 받고 처음에는 고사한 적이 있다는데.

“(송강호)선배님이 ‘변호인’ 이후 마음의 준비가 안 돼서 더 출연을 망설였을 거다. 나중에 출연한다고 하셨을 때 되게 좋았다. 드디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개봉 순항에는 정권 교체의 이유도 무시하지 못하겠다.



“그 때(박근혜 정권)와 지금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지금처럼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았으면 홍보조차도 힘들었을 것 같다. 영화를 처음 만들었을 때 두려움도 있었다. 관객들에게 보여드려야 하는 영화인데, 메시지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실제 자료조사를 통해서 리얼하게 들어갈 때도 그랬고, 인물들과 감정선을 조율할 때도 고민했다.”

장훈 감독 /사진=쇼박스


-힌츠페터를 직접 만났을 때 그가 강조한 이야기가 있다면?

“내가 궁금한 건, 힌츠페터가 왜 한국에 왔을지였다. 그가 광주에 올 때와 나갈 때의 과정을 질문하니 힌츠페터가 ‘기자니까 당연히 가야했다’고 했다. 그리고 ‘기자가 된 건 돈 때문’이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현실적인 대답이었다. 한편으로는 그 상식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와 닿았다. 역사적인 비극을 다룰 때 부담스러운 건, 너무 비극적인 걸 다뤄서 부담감이 계속 짓누르는 것이다. 힌츠페터가 해주신 이야기가 많이 기억에 남았다. 나도 영화를 통해 상식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 분을 만나고 나서 연출이 심플해졌다.”

-제작사 측에서 실제 김사복 씨를 찾으려 했지만 결국 찾을 수 없었다고.

“비슷한 연령대의 ‘김사복’이라는 인물을 찾았다. 사진을 다 받아서 힌츠페터에게 보내드렸는데 그 분은 없다고 하셨다. 더 이상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실제 이름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던 것 같다. 당시 그 분은 자기가 영웅이라고는 생각을 안 했기 때문에 본인의 이름을 알려주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전작 ‘고지전’에서 이번작 ‘택시운전사’까지 6년간의 공백이 있었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까지 3편의 연출 기간이 총 3년이었다. 그 때는 운이 좋게 했는데, 처음에 영화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다는 걸 잊어버리게 되더라. 지치기도 했다. 영화를 왜 계속 해야 하는지 이유가 필요했다. 그게 2년 정도 걸렸다. 1년 정도는 멍하니 있었다. 이후엔 못했던 영화 공부도 하고 책들도 봤다. 내가 쓰던 글이 있었는데, 크게 수정해야하는 판단을 하던 차에 ‘택시운전사’ 연출 제안이 들어왔다.”

-‘고지전’과 ‘택시운전사’처럼 최근 필모그래피에서 역사를 소재로 다루는 이유는?

“사실 최근 가장 하고 싶은 장르는 SF다. 시대를 떠나서 사람들의 행동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이야기에 끌린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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