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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각막 이식 받은 원숭이 234일간 정상기능 유지...국내 첫 사례

사람에게 쓸 수 없는 면역억제제 사용없이 성공

각막 이종이식 연구의 임상 진입 계기 마련

바이오 이종이식용 돼지 ‘믿음이’ 사진제공=농촌진흥청




국내 연구진이 사람에게 쓸 수 없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고 돼지의 각막을 원숭이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가 임상시험으로 이어져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돼지 각막을 시력을 잃은 사람들에게 이식할 수 있게 된다.

농촌진흥청은 건국대병원 윤익진 교수팀과 함께 필리핀 원숭이에게 바이오 이종이식용 돼지 ‘믿음이’의 각막을 이식한 결과 234일간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됐다고 19일 밝혔다. 이종이식에 사용하는 면역억제제 없이 안약만으로 200일 넘게 정상 기능을 유지한 것은 국내에서 첫 번째 사례다. 이번 연구에서 시도한 각막 이식은 ‘부분층 각막이식’으로 합병증과 거부 반응을 줄일 수 있어 사람에게도 많이 시술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안구 이식대기자는 1,880명으로 평균 2,134일을 기다려야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다른 나라도 사정은 비슷해 전 세계적으로 이종간 각막 이식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돼지 각막의 판매를 허용해 지난해까지 중국 전역에서 사람에게 114건을 이식해 109건을 성공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검증 체계에 신뢰도가 낮아 중국의 방식은 다른 나라에서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윤익진 교수팀을 설명했다.

돼지 각막을 이식받은 원숭이의 눈. 사진제공=농촌진흥청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10여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돼 왔다. 국립축산과학원은 2009년 이종이식용 돼지인 ‘지노’와 2010년 초급성·급성 거부반응을 조절한 ‘믿음이’를 개발했다. 올해는 ‘믿음이’에 급성혈관성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유전자(CD73)를 추가한 ‘사랑이’까지 개발했다. 지난해 ‘지노’의 각막을 원숭이에 이식했을 때는 90일 동안 정상 기능이 유지됐으나, 이번 ‘믿음이’는 정상 유지 기간이 3배나 늘었다. 연구진은 올해 5월 ‘믿음이’의 각막을 추가 이식했고, 이식받은 원숭이의 눈은 지금까지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사랑이’의 각막 이식도 시도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우리나라 각막 이종이식 연구의 임상 진입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윤익진 교수는 “돼지의 각막을 원숭이에게 이식해 인간과 똑같이 최소한의 면역억제제인 안약 처치만으로도 234일 동안 각막이 정상 기능을 유지한 점에서 이번 연구 성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각막 이식에 적합한 형질전환 돼지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최유림 농촌진흥청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앞으로 국내 바이오 이종장기 이식 분야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축산업이 미래성장 산업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오는 9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제17회 세계이종이식학회에서 이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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