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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2017 청년을 말한다] 변리사 그만두고 창업 뛰어든 中청년 "실패요? 또 도전하면 되죠"

<2> 미래를 꿈꾸는 해외 청년들 - 중국

中실리콘밸리 '중관춘'에 '제2 마윈' 꿈꾸는 창업 줄이어

작년 553만개 기업 신규등록...하루 1.5만개 만들어진셈

정부 지원에 창업비용도 낮아...한국 청년들 도전 잇달아

선전시 3W 창업카페에서 한 창업가가 청중에서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설명하고있다./선전=홍병문특파원




중국 스타트업의 산실인 중관춘 창업 거리는 자신의 꿈을 펼치려는 젊은이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중관춘 창업 거리 조형물 주변에 몰려 있는 창업공간에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실패의 가능성은 있죠. 하지만 현재 중국만큼 스타트업 시장이 유망하고 창업자의 미래가 밝은 나라가 또 어디 있을까요?”

지난 1일 중국 베이징 중관춘 창업 거리에서 만난 류위 지쥐홍위 대표에게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올해 34세인 그는 2년 전 전도유망한 변리사 자리를 박차고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온라인 가상실험 설계 업체인 지쥐홍위라는 회사를 설립해야겠다는 결심을 밝혔을 때 ‘혹시나’ 했던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다. 교육 분야 중견기업을 운영하던 아버지는 물론 부인도 흔쾌히 그의 창업에 찬성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창업을 지원해주고 있는데다 중국 신경제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도전해볼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류 대표뿐 아니라 그의 가족들도 설령 실패하면 또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용기와 확신이 있었다.









아직 창업 2년 차인 그에게는 여전히 투자 유치와 실적 확보 등 뚫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2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선택의 고민을 해야 한다면 똑같은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 명문 베이징대를 졸업한 후 독일 슈투트가르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법률회사에서 2년여간 근무했지만 직장생활에 큰 흥미를 갖지 못했다. 자신의 큰 꿈을 이루기에는 로펌이라는 유망 직장도 작은 울타리에 불과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다소 둔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중국의 소비시장과 신경제 분야의 성장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며 “중국 정부가 신경제라는 변화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중국의 젊은이들은 창업 의욕과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관춘에 둥지를 튼 온라인 모바일 교육소프트웨어업체 모리스터디의 장하이시아(30) 대표도 중국 벤처시장의 가능성과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지원 정책을 믿고 4년 전 스타트업 시장으로 뛰어든 청년사업가다. 항공기 제조사에 근무하던 남편은 그의 창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곧바로 모리스터디에 합류했다. 현재 이들 부부의 수입이 창업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장 대표는 “현재의 수익만을 놓고 보면 과거보다 물론 못할 수 있지만 미래 성장성을 놓고 본다면 창업은 그 어떤 일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적인 선택이었다”고 확언했다.

중국 정부와 벤처캐피털 등은 지금까지 이 젊은 여성이 이끄는 스타트업에 2~3차례에 걸친 자금지원 혜택을 제공했고 그 자금은 매출 성장과 사업 확장의 소중한 마중물이 됐다. 현재 모리스터디는 온라인 모바일 교육 분야에서 인지도가 꽤 높은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고 이제 추가 자금 유치보다는 사업 규모와 고객 확장에 치중하고 있다. 10여년 뒤의 목표는 물론 기업공개(IPO)를 통한 증시 상장이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의 충격파에도 불구하고 중국 창업 시장은 여전히 청년들에게 잠재 성장력이 높은 기회의 공간이다. 특히 2014년부터 리커창 총리가 신성장동력을 위해 ‘대중창업 만중창신(모두가 창업하고 혁신한다)’이라는 신경제 정책을 제시하며 스타트업 시장의 엔진을 본격 가동한 것이 청년들에게는 꿈의 토양이 됐다.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에 발맞춰 ‘제2의 마윈’을 꿈꾸는 청년사업가들의 창업 도전기는 지금도 줄을 잇고 있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SAIC) 발표에 따르면 2016년 중국에서 신규 등록한 기업은 모두 553만개로 하루 1만5,000개의 기업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 중 신경제 영역으로 분류되는 젊은 창업자들의 스타트업이 3분의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인터넷 플러스’와 ‘중국제조 2025’로 대표되는 성장동력 확충 계획을 강조하면서 “지난 3년간 중국에서 매일 4,000개의 창업이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창업 시장에 미래를 거는 데는 중국이라는 어마어마한 시장 자체의 위력도 작용했다. 중국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1월 기준 전 세계 183개의 유니콘 기업(비상장 시가 1조원 이상 기업) 중 43개는 중국 기업으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은 3개에 불과하다. 고영화 글로벌혁신센터(KIC) 중국 베이징센터장은 “똑같은 음식물 배달 서비스라 해도 한국 기업의 시가총액이 4,000억원 정도라면 중국 ‘어러마’의 시총은 3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같은 아이디어로 창업을 해도 시장 규모가 큰 중국에서는 기업 가치가 10배 가까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스타트업의 평균 창업비용이 미국이나 한국보다 훨씬 낮다는 점도 청년들이 창업에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게 만드는 매력적인 요인이다. 중국 칭화대 창업연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타트업의 평균 창업비용은 11만3,000위안(1,880만원)으로 18만6,000위안(3,100만원)인 한국의 3분의2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또 다른 창업 천국인 미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중관춘에는 이러한 여건에 매료된 한국 청년들의 도전기도 끊이지 않는다. 중국 베이징의 알리바바 건물이 위치한 왕징 인근에 자리한 스마트 스탬프 서비스 회사 원투씨엠(12CM)차이나의 황규중 대표는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실패한 청년창업자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며 “창업의 실패로 더 이상 재기하기 힘든 후유증을 겪는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분별한 투자에 대한 정부의 제동 움직임이 일면서 중국 스타트업 시장에서도 점차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의 리서치 업체 제로2IPO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규모가 작은 중국 신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소규모 스타트업은 수익성 우려 탓에 투자자들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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