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4일 오후11시30분께 구리암사대교 남단 김포공항 방면 올림픽대로를 달리던 김모(42)씨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제한속도(80㎞)를 무려 3배나 넘긴 시속 234㎞로 질주하던 난폭 운전자의 차량이 김씨의 차량을 들이받았기 때문이다. 김씨의 차량을 잇달아 추돌한 30대 3명은 새로 산 외제차를 뽐내려고 ‘광란의 질주’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첫 번째 추돌 때 차가 빙글빙글 돌다 가까스로 멈췄는데 한 번 더 추돌했을 때는 진짜 죽는 줄 알았다”며 당시 아찔했던 상황을 전했다.
규정 속도를 훨씬 초과해 과속하는 외제차 운전자의 ‘난폭 운전’이 늘어나면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과속 교통사고 건수는 663건으로 지난 10년간 최고치를 넘어섰다. 과속 교통사고는 2012년 377건, 2013년 427건, 2014년 515건, 2015년 593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과속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것과 궤를 같이해 외제차 등록대수도 2015년 138만9,661대에서 지난해 164만4,943대로 늘었다.
차량 성능을 만끽하기 위해 규정 속도를 무시하고 과속을 하는 외제차 운전자가 늘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대형 사고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과속 교통사고 사상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4년 1,032명이었던 과속 교통사고 사상자 수는 2015년 1,234명, 2015년 1,309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달 9일에는 충남 공주에서 오토바이 운전자 조모(76)씨가 외제차를 타고 시속 130㎞로 질주하던 난폭 운전자들에게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과속 운전의 경우 단속구역이 광범위한 만큼 시민 스스로 난폭 운전자를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과속 운전을 막기 위해서는 난폭 운전자가 계속 자신이 감시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며 “시민신고제도 같은 공익신고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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