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에 따르면 아랍어를 비롯한 제2외국어·한문 영역 과목에 절대평가를 적용한다.
아랍어는 지난 2005학년도 수능 때 제2외국어 영역에 포함된 이후 “응시자가 많지 않아 조금만 공부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응시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실제 아랍어 응시자는 2006학년도 2,184명, 2007학년도 5,072명, 2008학년도 1만3,588명, 2009학년도 2만9,278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6학년도에는 제2외국어·한문 영역 응시자 전체의 52.8%인 3만7,526명, 2017학년도 때는 71.1%인 5만2,626명이 아랍어 시험을 봤다.
백분위를 기준으로 일정 비율 안에 든 학생에게 일정 등급을 주는 상대평가에서 아랍어 시험은 응시자가 몰릴수록 ‘운만 좋으면 좋은 등급을 받는 시험’ 성격이 더 강해졌다. 실제 아랍어 응시생 가운데는 아랍어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 학생이 많다. 현재 아랍어를 정규교과 과정에 배치한 학교는 특수목적고등학교인 울산외국어고 등 6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지역에 거주했던 일부 학생을 제외하면 대부분 공부는 하지 않고 답안을 찍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 분석에 따르면 올해 6월 수능 모의평가 아랍어 시험에서 정답을 모두 2번이나 3번으로 찍으면 원점수 50점 만점에 12점을 받을 수 있었다. 많은 응시자의 실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 상대평가로 5등급에 해당하는 점수였다. 운이 좋아 몇 문제만 더 맞아 20점을 받으면 2등급도 가능했다.
교육부는 “일정 점수대 학생에게 일정 등급을 주는 절대평가가 적용되면 이런 일은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절대평가 전환으로 제2외국어 학습을 충분히 하지 않은 학생들이 높은 등급을 받고자 아랍어에 몰리는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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