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독일 정치권에 대해 ‘나치적 행태’라며 극언을 쏟아부었다.
외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여당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독일 여야를 겨냥해 “나는 당신들이 나치당원이라거나 파시스트라는 게 아니라 이번 사건이 나치즘이고 파시즘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번 사건’이란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가 양자 토론에서 터키의 EU 가입에 관해 언급한 부분을 가리킨다. 각종 이슈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두 사람은 터키의 EU 가입 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함께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나 슐츠 대표를 나치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반(反)터키정서를 선거전략으로 쓴 것은 나치즘에 해당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메르켈 총리를 향해 “터키와 EU의 관계를 용인하지 못한다면, 용감하게 말을 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라”고 촉구했다.
철저한 나치 청산을 실천한 독일인들에게 나치 ‘딱지’는 극언으로 여겨진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독일에서 개헌 찬성집회를 열려다 독일 당국에 제지되자 메르켈 총리를 겨냥해 “나치 수법을 쓴다”고 도발했다.
터키의 EU 가입협상은 장기간 지연된 데다 작년 쿠데타 진압 후 인권침해와 언론자유 후퇴 등의 논란으로 사실상 좌초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과 EU는 결렬의 정치적 책임을 떠안지 않으려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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