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더는 빠른 경제 성장과 지속적인 평화를 당연시할 수 없게 됐다고 호주 총리 출신의 케빈 러드(사진)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소장이 밝혔다.
러드 전 총리는 ASPI가 최근 펴낸 아시아의 평화와 관련한 보고서 서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및 세계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을 지적하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일간 오스트레일리언파이낸셜리뷰(AFR)가 12일 보도했다.
러드 전 총리는 뉴욕에 있는 싱크탱크인 ASPI를 이끌고 있다. 러드는 서문에서 최근까지만 해도 아태 지역이 큰 군사적 충돌 없이 또 한 세대에 강력한 경제 성장의 길을 갈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견해의 밑바탕에는 미국이라는 강력한 존재가 지속적으로 안정을 제공해 이 지역 국가들이 안보 위협보다 경제적 이익에 몰두할 수 있다는 가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인식이나 가정이 당연시될 수 없게 됐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50쪽의 ASPI 보고서는 아태 지역의 위협으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동·남중국해 영토 분쟁, 중국·인도 간 국경 갈등, 역내의 대폭적 군비 증강을 꼽았다. 또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은 많은 지역 국가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갈등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동아시아정상회의(EAS)나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같은 지역기구 강화, 사이버와 해상 안보 협력 강화 등을 통한 신뢰 구축,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한 위험관리 및 분쟁해결 시스템을 권고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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