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 신부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교구 내 한 성당의 주보성인으로 지정됐다. 20일(현지시각) 오후 5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켈리파 가딩(Kelapa Gading)에 위치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에서 열린 축성식을 통해서다. 이날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르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이다.
성당의 주보성인은 성당의 보호자로 삼아 존경하는 일종의 ‘수호성인’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주교장 이냐시오 수하료 대주교에 따르면 유럽이 아닌 아시아 성인을 주보성인으로 지정한 것은 인도네시아 가톨릭교회 역사상 처음이다. 이냐시오 수하료 대주교는 “교세 확장으로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던 중 인도네시아 교회가 유럽 성인으로만 성당 주보성인을 지정하는 데 아쉬움을 느끼고, 우리와 더 가까운 인물을 알아보다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를 새 성당의 주보성인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로서도 외국 교회가 한국 교회의 순교 성인의 이름을 딴 새 성당의 건립의사를 밝히고, 이를 위해 그 유해 안치를 희망한 경우는 처음으로, 염수정 추기경이 직접 적극 지원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서울대교구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 중 일부를 자카르타 대교구에 전달했다. 해당 지역 신자들은 유해 안치 직후 유해를 모시고 자카르타 도보 성지순례와 철야기도를 진행하는 한편,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성지 순례에 나서기도 했다.
신설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은 수용인원이 2,400여명으로 명동대성당의 두배 크기인 대형 성당이다. 모본당인 켈라파 가딩지역 성 야고보 성당과 함께 교구에서 가장 큰 성당에 속한다. 3미터 가량 되는 성당 문에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생애를 담은 24판의 목각부조를 장식했고, 성당 앞에는 갓을 쓴 초대형 성인상을 배치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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