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 매체에 따르면 유인촌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는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조사 내용에 부인했다.
유인촌 전 장관은 “내가 (문체부 장관으로) 있을 때 문화예술계를 겨냥한 그런 리스트는 없었다. 요새 세상이 바뀌니까 그러겠구나 생각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배제하거나 지원을 한다는 게 누구를 콕 집어 족집게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당시 지원 현황 같은 것을 보면 금방 나올 일이다. 우리는 그런 차별을 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유 전 장관은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지정돼 2011년 1월까지 약 3년간 장관직을 수행했다.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MB정부 시절 국정원이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지원배제 명단 블랙리스트, 특혜 명단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한 정황을 파악하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이 과정에서 반정부 연예인을 지칭하는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배우 문성근, 김여진, 방송인 김미화 등이 검찰에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다. 친정부 연예인의 화이트리스트는 아직 배우 L씨, C씨 등이 지목됐을 뿐 정확한 실명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
블랙리스트 피해 당사자들이 MB 정권 당시 받은 차별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화이트리스트 연관 인물로 추정되는 이들은 화이트리스트 운용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모두 주도했을 거라 지목된 유 전 장관 역시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유 전 장관의 입장을 접한 후 SNS에 “유인촌 ‘MB 블랙리스트’ 전면 부인, 꼬리 자르기의 극치 꼴이고 몸통 숨기기의 연막탄 꼴이다”라며 비판의 글을 게재했다.
또한 “MB정권 실세가 스스로 핫바지 장관 시인하는 꼴이고 허수아비 행세 꼴이다. 주변이 구린내 진동하는 꼴인데 자기만 깨끗하다 꼴이다. 강한 부인은 강한 인정 꼴”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유 전 장관이 함께 있는 사진을 덧붙였다.
유 전 장관은 과거부터 방송, 연극단에서 중추적인 입지에 있던 터라 문화예술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던 인물이다. 더욱이 문체부 장관직에 오른 후에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따랐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주장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초로 연예인들의 개탄에서 시작된 이번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사태가 점차 그 주도자 파헤치기로 심화되면서 전 정부에서 활동했던 정치인들의 이름이 하나 둘 씩 거론되고 있다. 그 윤곽이 어떠한 형태로 드러날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1971년 연극 ‘오델로’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유 전 장관은 1974년 MBC 탤런트 공채탤런트 6기로 발탁, 드라마 ‘전원일기’로 인기를 모았다. 중앙대학교 교수직을 겸임했던 그는 2001년 중앙대 아트센터 소장, 이듬해 극단 유 씨어터 대표로 활동했다.
2004년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에는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2011년 대통령실 문화특별보좌관, 2012년 예술의전당 이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에는 ‘파우스트-괴테와 구노의 만남’으로 7년 만에 연극계에 복귀, 이후 ‘홀스또메르’ ‘페리클레스’ ‘햄릿’ 등으로 배우생활 중이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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