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방송된 MBC 수목미니시리즈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 29, 30화에서는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의사로서의 책임감을 발휘하는 송은재(하지원)와 곽현(강민혁)의 모습이 그려졌다. 또한 은재는 자신을 보호하다 총상을 입은 현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메스를 들어 시청자들의 가슴을 졸였다.
이날 송은재와 곽현은 응급수술을 강요받으며 괴한들에게 끌려갔다. 부상을 입은 환자부터 총격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로 현장은 난장판이었다. 총상을 입은 환자의 수술을 강요받았지만 열악한 현장은 도구도 함께 수술한 의료진도 없는 상황. “여기서 해라. 메스 꺼내라”라고 협박하는 괴한에게 은재는 “메스는 사람을 살리는 도구다. 함부로 휘둘러서 흉기로 만들 수 없다”고 말했고, 곧이어 현은 “병원선에는 장비는 부족하지만 평소 우리가 손을 맞춰온 사람들이 있다”며 괴한을 설득해 환자와 함께 병원선으로 귀환했다.
하지만 병원선에서의 수술에는 조건이 있었다. 무장한 괴한이 “(수술 종료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병원선 식구들 한 명씩 저승으로 보내 버리겠다”고 협박한 것. 병원선 식구들의 목숨이 달린 수술 앞에 은재는 “실패하면 어쩌죠?”라며 긴장한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자 현은 여느 때처럼 든든한 모습으로 “오직 지금 눈앞에 있는 환자만 생각해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돼요.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라고 은재를 다독여 수술을 시작했다.
긴장 속에 진행된 수술은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은재는 현의 아버지 곽성(정인기)에게 배운 자가 수혈을 떠올렸고, 의료진답게 “전쟁터에서 우리 편 쏴 죽인 적군도 살려야한다”며 수혈을 도운 병원선 식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괴한들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3시간 안에 수술을 성공했음에도 “우리도 보험이라는 게 있어야하지 않겠냐”며 은재를 끌고 가려한 것. 그래서 “송은재 선생 대신 내가 가겠다”며 실랑이를 하던 현은 은재를 보호하다 총상을 입고 말았다.
때맞춰 병원선을 진압한 해양 경찰의 도움으로 현은 무사히 병원에 이송됐지만, 그곳에는 그를 수술할 수 있는 외과 의사가 없었다. 결국 은재는 직접 현의 수술을 집도하게 됐다. “아무리 유능한 외과의사도 가족, 특히 연인을 위해서는 메스를 못 든다”는 말에 정면으로 반박하듯 은재는 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전사처럼 무섭게” 싸웠다.
그리고 “신이 있다면 오늘은 송은재 선생 편을 들어줘야한다”던 재걸(이서원)의 말처럼 현의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눈을 뜬 현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자신을 바라만 보는 은재에게 “괜찮아요? 당신, 어디 다친 덴 없나?”라며, 언제나 그랬듯 자신의 안위에 앞서 그녀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 은재를 울렸다. 위기의 순간 서로의 목숨을 살린 두 사람이 드디어 쌍방 통행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순간이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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