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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악마의 예능인②] 전성기 이수근 vs 위축 신정환·탁재훈..복귀 後 성적표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연예인 중에는 ‘불법도박’ 꼬리표를 달고 위축된 경우, 오히려 복귀를 기점으로 이전보다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예능계에 복귀한 ‘악마의 예능인들’이 저마다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JTBC ‘아는형님’, MBC ‘무한도전’, KBS2 ‘1박 2일’




연예계 괴담이 쏟아지던 11월, 2013년에는 유독 불법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예능인들의 혐의가 대거 포착, 출연 정지로 프로그램들이 갑자기 찬바람을 맞던 시기가 있었다.

김용만, 탁재훈, 이수근, 양세형, 붐 등 남다른 입담과 재치로 방송가를 휘어잡던 이들의 관련 소식은 실로 충격이었다. 앞서 2005년과 2010년에 신정환, 2009년에 김준호의 해외 원정 도박 사태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2013년 또 다시 대형 불법 도박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들은 저마다 자숙으로 암흑의 시간을 보낸 후 다른 길로 전향을 선택하기보다 결국 본거지인 방송가 복귀를 선언했다. 이마저 위협을 무릅쓴 ‘도박’이었다. 그래도 천부적인 ‘악마의 재능’이 쓰여야 할 곳을 알았던 이들은 추락한 이미지를 안고서라도 방송으로 재기를 꿈꿨다.

이 가운데 성공률은 반도 안 됐다. 이수근과 양세형, 김준호 정도가 오히려 복귀 후에 더 상승세를 띠었다. 이수근은 2015년 나영석PD, 강호동과 함께 tvN ‘신서유기’로 과거 ‘1박 2일’의 영광을 등에 업고 성공적인 복귀식을 치렀다.

이수근은 곧바로 ‘아는 형님’ ‘신서유기’ 시리즈로 자리 잡더니 ‘힛 더 스테이지’ ‘은밀하게 위대하게’ ‘내 딸의 남자들’ 등으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냈다. 최근엔 ‘밤도깨비’가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으며 ‘마스터키’ ‘나의 외사친’도 동시에 론칭했다. 지금은 메인 MC 자리를 완벽하게 소화, 한창 물오른 예능감으로 ‘이수근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양세형은 ‘무한도전’에서 기존 멤버가 빠진 자리를 꿰차면서 예능계에 확고히 발을 뻗었다. 이전까지 개그 프로그램, 케이블 프로그램 보조MC에 국한된 활동을 보였다면, 2014년 복귀 이후 ‘양세형의 숏터뷰’ ‘양남자쇼’ ‘집밥 백선생3’ ‘크라임씬3’으로 몸을 풀더니 ‘무한도전’에서 발군의 센스와 패기, 익살스러움과 능청미를 보여주며 지상파에서 ‘포텐셜’을 터트렸다. ‘오빠생각’에서는 대선배 탁재훈을 능수능란하게 주무르는 노련함마저 보였다.

이들 중 복귀 시기가 가장 빨랐던 김준호는 2011년 ‘개그콘서트’로 재출발해 ‘인간의 조건’ ‘1박 2일’ 등 굵직한 활동을 보여주더니 2013년에는 제12회 KBS 연예대상 대상을 거머쥐었다. 김준호 역시 양세형처럼 개그 프로그램 붙박이, 서브MC 이미지에서 복귀 후 영역을 확장한 경우다.

/사진=KBS2 ‘해피투게더3’, Mnet ‘프로젝트 S : 악마의 재능기부’, SBS 파워FM ‘붐붐파워’, NRG 노유민 SNS




김용만은 아직까지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5년 O tvN ‘쓸모 있는 남자들’로 복귀한 후 ‘렛미홈’ ‘뭉쳐야 뜬다’ ‘황금알’ 등 케이블 프로그램으로 활동하다가 ‘해피투게더3-전설의 조동아리’로 지상파에 복귀했다. 여전히 센스 있는 입담으로 건재함을 보이고 있지만, 복귀 과정에서 누구보다 가장 신중을 기했던 만큼 한 방에 강력한 ‘잭팟’보다 무난함과 안전함으로 앞으로의 오랜 활동을 바라보고 있다.

탁재훈과 신정환, 붐은 아직 고배를 마시는 중. 탁재훈은 ‘음악의 신2’ ‘스타쇼360’ ‘인생술집’ ‘오빠생각’으로 주목받을 만한 프로그램에 섰지만, 시청률 참패 등 줄줄이 화제성에서 미끄러지며 아직 활개를 펴지 못하는 형국이다. 가뜩이나 자숙기간 중 이혼의 무게를 함께 짊어진 탓인지 잔뜩 위축된 모습이다. 최근에는 ‘프로젝트 S : 악마의 재능기부’로 신정환 복귀에 힘을 싣고 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짠내의 아이콘’이 돼가는 듯하다.

2010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복귀를 결심하며 가장 큰 공백을 가졌던 신정환은 과거 불법 도박과 ‘뎅기열 사건’ 때문에 대중으로부터 받은 괘씸죄가 좀처럼 씻기지 않고 있다. 지난달 ‘프로젝트 S : 악마의 재능기부’로 몸 풀기를 시작했지만, 겨우 한 달이 지난 탓인지 과거 괘씸죄가 유효한 탓인지 아직까지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문득 문득 보이는 재치가 예전의 ‘예능神’ 흔적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다.

붐 또한 지상파 TV 복귀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천생연분 리턴즈’ ‘맛집남2’가 그나마 두드러진 프로그램이며, 현재는 라디오 ‘붐붐파워’로 친근한 이미지를 회복 중이다. 자숙 이후 특유의 ‘깐족 진행’을 펼치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2011년 사기 및 도박 혐의로 징역과 벌금형을 치른 NRG 멤버 이성진은 음주운전까지 3콤보로 ‘중죄 연예인’ 이미지가 남아있다. 그 역시 신정환처럼 오랜 자숙 기간을 거친 후 6년 만인 오는 28일 NRG 20주년 컴백과 함께 복귀를 계획하고 있다. 가수로서 활동을 재개하지만 과거 ‘서바이벌 동거동락’ ‘천생연분’ 등 예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바, 이번 복귀 이후 장기(長技)인 예능 활동도 짐작해 볼 만하다. ‘주접쟁이’ 캐릭터를 변주로나마 다시 선보일지, 여론을 생각해 차분함으로 다가설지도 궁금한 지점이다.

연예인은 이미지와 신뢰로 먹고 사는 직업이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기는 여간 쉽지 않다. 그래서 복귀에는 상당 부분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수근, 양세형, 김준호의 경우를 봤을 때 결국 본업(예능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을 충실히 이행했을 때 대중의 마음을 일부나마 되돌릴 수 있었다.

복귀한 예능인이 대중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문제다. 웃음으로 순식간에 마음의 벽을 허물고 무장해제 시킬 수도 있지만, 자칫 어울리지 않게 유쾌함이 과하면 ‘정신 못 차렸다’는 소릴 들을 수도 있다. 결국 진정성 있는 복귀, 예능인의 지혜가 성패를 좌우한다. 기왕 복귀할 거라면,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지고 적절한 시기에 영리하게 웃음을 자아내는 연구를 끊임없이 해야 하겠다. 그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평생 죗값’은 아닐까.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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