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브랜드인 ‘QLED TV’가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체 TV 매출의 10%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은 올 4·4분기 QLED TV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실적 개선을 자신했다. 액정표시장치(LCD)에 퀀텀닷(양자점) 입자를 붙인 TV로 삼성이 차세대 TV로 밀고 있는 QLED TV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 세계 초고화질·대형 TV 시장에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 삼성전자 영상전략마케팅팀 전무는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3·4분기 전체 TV 매출의 10%가 프리미엄 제품인 QLED TV에서 나왔다”면서 “전통적 성수기인 4·4분기에는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을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LG전자 올레드(OLED) TV의 대항마 격인 삼성전자 QLED TV 판매가 부진하다는 시장 분석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풀이된다.
이 전무는 “전체 글로벌 TV 시장 성장세가 정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4월 출시한 Q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견고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며 TV 사업의 방향성을 ‘대형 프리미엄 TV’에 집중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이 전무는 “6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이 전체의 50%를 차지한다”며 “대형·초대형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중국 등 군소 업체들의 난립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소형 TV 제품군 비중은 줄일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판매 구조를 조정해 로엔드(저가형) 제품 비중을 두자릿수 비율로 줄였다”고 말했다.
삼성은 QLED TV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된 후 4월 본격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사실상 ‘주력 TV’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보고 있다. QLED TV는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인 퀀텀닷을 기반으로 실제에 가까운 초고화질을 구현할 뿐 아니라 투명 광케이블 하나로 주변기기를 모두 연결할 수 있고 ‘원 리모컨’으로 주변기기까지 제어할 수 있는 등 편의성도 뛰어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경제매체 포브스는 최근 QLED TV에 대한 별도의 칼럼 기사에서 “삼성 QLED TV가 LCD·OLED를 포함해 지금까지 테스트한 TV 가운데 가장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삼성의 이례적인 사업 전략 발표는 TV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이 거듭되는 와중에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2014년 22.6%까지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20.5%까지 하락했다. 11년 연속 글로벌 1위 자리를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출하량이 올 상반기 전년 대비 160만대 줄었다.
삼성전자는 특히 양대 시장조사기관으로 꼽히는 IHS와 GfK의 시장점유율 집계 방식을 비교하며 IHS의 집계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조성혁 영상전략마케팅팀 상무는 “IHS 집계 방식상 프리미엄 제품 카테코리인 2,500달러 이상 제품에 삼성의 QLED TV가 포함되지 않는 데 반해 경쟁사는 별도 카테고리로 잡혀 점유율이 따로 집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IHS에 따르면 2·4분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은 소니가 37.7%, LG전자가 33.5%인 데 반해 삼성전자는 17.0%다. 이는 QLED TV 판매량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삼성 측 주장이다. QLED TV가 출시되기 전인 2015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54.7%였고 LG전자 21.3%, 소니 14.3% 순이었다. 반면 GfK 조사에서는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2·4분기 점유율은 38%로 여전히 1위다. LG전자는 28%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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