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을 철회한 자유한국당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국정감사 초반부터 여야는 치열한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30일 오전 의총을 통해 국감 재개를 결정한 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으로 공영방송이 사망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검은색 넥타이를 착용한 채 국감장에 복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감 파행에 책임이 있는 한국당 의원들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며 공영방송 문제 역시 한국당이 여당이던 시절 비롯된 것이라 반박했다.
홍문종 한국당 의원은 오전에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향해 “왜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왔는지 아느냐”고 물은 뒤 “우리 당에서 여당이 언론 장악하려고 하는 행동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막가파식으로 해도 되느냐고 해서 매고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기준 의원도 “(정부가) 정당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항의표시”라고 덧붙였다.
간사인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은) 집권당시 공영방송을 완전히 장악해서 방송을 통제하고 언론 자유지수를 32단계나 하락시켰다”며 “한국당은 방송장악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집권 당시의 방송장악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하는 게 솔직히 맞다”고 비난했다.
MBC 기자 출신인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기재위원들이 ‘민주주의 유린·방송장악 저지’라고 쓰인 종이를 노트북에 부착한 것을 가리키며 “지난 9년간 공영방송이 철저히 하수인화하고 종속되지 않았나”면서 “게시글을 제거해 국감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해달라”고 전했다. 같은당 송영길 의원은 “조경태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국감 보이콧에 대해 국민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국감 파행에 대해 이유를 떠나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김현미 전 기재위원이 상임위에서 (손팻말을 부착한) 전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무위원회에서도 손팻말 부착이 문제로 제기됐다. 김한표 한국당 의원은 “국감 파행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보궐이사 선임을 강행한 문재인 정부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말한 뒤 손팻말 제거 요구를 거절한 채 국감에 임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 박완주 민주당 의원 역시 “정치적 쟁점이 아닌 민생 중심으로 가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던 한국당이 ‘민주주의 유린’ 손팻말 들고 온 것이 부끄럽지 않나”라면서 “(팻말을) 좀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한국당은 팻말을 부착한 상태로 국감 진행을 이어갔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