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9일 김학진 도시계획국장 명의로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관련 서울시 용산가족공원에 대한 이해를 당부 드림’이라는 글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용산)가족공원 내 한국문학관 설립이라는 돌발적 상황이 벌어져 혼란스럽다”며 “앞으로 진행 방향에 대해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산가족공원은 도심 속 단일 공원이 아닌 ‘용산공원의 일부’로 우선 조성돼 관리된 곳”이라며 “문체부의 한국문학관 건립은 가족공원을 포함한 용산공원의 종합적 계획 수립과 이의 실현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논의가 우선된 후 검토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시는 용산 미군기지 평택 이전에 따라 거대 도심 공원인 용산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시는 이전 정부 시절인 지난해 4월 국토부가 ‘용산공원 보전 건축물 활용방안 검토안’을 공개하자 국민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부처별 나눠먹기식으로 공원을 만들려고 한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정부 부처가 선점하고 미군이 잔류해 ‘반쪽 자리 공원’에 그쳤다는 비판이었다.
이날 서울시가 공개한 입장 역시 온전한 공원 조성 계획이 세워지기 전에 문체부가 먼저 부지를 선점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는 “개별 부처가 선점해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가공원의 일부가 돼야 할 당위성과 역사적 염원이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시는 중앙정부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용산국가공원이 온전한 민족·역사공원으로 조성돼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형철 문학진흥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린 ‘제1차 문학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용산가족공원 안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부지에 국립한국문학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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