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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로마서’ 신연식 감독, “끊임없는 의심을 통해 진정한 나를 알 수 있다”

“어찌보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깊게 성찰하지 않았다는 것...많은 갈등의 원인은 정체성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로마서’란 기독교 영화를 놓고 비판이나 공격이 아닌, 우리 개인이 스스로 어떤 존재인지 바라볼 수 있는 담론으로 나아가길 원했다.”



신연식 감독의 신작이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작 ‘로마서 8:37’(이하 ‘로마서’)은 전도사 ‘기섭’(이현호 역)이 자신의 우상인 형 ‘요섭’ (서동갑 역)을 둘러싼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며, 우리 자신도 모르는 우리 모두의 ‘죄’를 마주보게 되는 이야기이다.

신연식 감독 /사진=조은정 기자




신연식 감독은 “‘로마서’는 ‘믿음’에 대한 영화이고,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영화이다”고 소개했다. 또한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죄악과 나 자신의 죄를 직면하는 인간들, 즉 우리 모두에 대한 영화이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교회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사회 역시 부조리함과 연관이 돼 있고, 똑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한국 사회는 어떤 담론을 나누기에 굉장히 척박한 환경이다. 비판이나 공격이 아닌 우리 개인이 스스로 어떤 존재인지 바라볼 수 있는 담론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관객들이 종교적인 것을 떠나 함께 생각할 수 있었음 한다.”

신 감독은 복음의 이야기를 들어가는 관문으로 ‘죄’의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죄’의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복음’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없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선 주인공 기섭이 마지막 순간에 세상적인 관점에서 처절한 패배를 겪고, 세상적인 방법으로 이기려 했던 자신의 죄성을 마주하며 철저한 자기부정의 순간으로 관객들을 도달시키고자 했던 것이 신감독의 신중한 고민의 결과이다.



“우리의 죄를 직면하기 위해선 우리가 만든 조직과 사회. 국가, 교회를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기독교 신앙은 자기 부정의 신앙이라고 생각하는데, 끊임없는 의심을 통해 자신의 연약함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우리의 죄를 직면해야 하는 순간을 피하려고 한다. 그렇게 직면하는 순간을 피하기 너무도 좋은 시스템만을 발전시킨다. 깊고 짙고 복잡한 죄로 쌓여있는 대한민국사회와 기독교에 뜨거운 자기부정의 순간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의 담론을 던져보고 싶었다.”

‘로마서’의 미덕은 종교 유무를 뛰어넘어,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영화라는 점.



“종교 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런 극 영화가 존재한 적이 없었다. 우리 개개인이 강해지기 위해 내가 어떤 존재인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이 영화를 통해 그 시간을 여러분에게 드릴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야 어떤 공동체 사회 안에서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우리 스스로 어떤 존재인지 들여다보지 않고 인정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나아갈 수 없다고 봤다.”

신연식 감독/사진=조은정 기자


영화 속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세상 싸움은 90프로가 밥그릇 싸움이고 나머지가 자존심싸움이다’는 멘트. 공감의 박수가 터져나오는 장면이기도 하다. 신 감독은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우리가 어떤 사람인 걸 알아야 하는 것도 있지만, 이 모든 갈등이 밥그릇 싸움이란 것만 인정하면 괜찮아진다”고 소신을 밝혔다.

“결국 모든 싸움이 진영논리로 가고 있지 않나. 알고보면 밥그릇 싸움인데. 인간이란 얼마나 지질한 존재인지, 인정을 하지 않는다. 인정을 하면 그 안에서 조율이라도 가능한데, 스스로 인정을 하지 않는다. 비단 기독교인만이 아닌, 많은 이들이 자기를 감추는 로직만 발달시킨 결과이다. 크리스찬도 예수님 앞에서 드러내야 하는데 감추는 방식만 발달시켜 왔다. 그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한편, 한국의 ‘종교영화’ 클래식 탄생을 예고한 ‘로마서’는 11월 16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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