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마약을 뿌리 뽑고 싶다”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8일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에서 열린 경제 관련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다바오 시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문제가 악화되면 마약과의 전쟁에 경찰을 재투입할 것이라는 의지도 천명했다. 이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인권옹호자 누구든 나를 멈추게 할 수 있다고 인권주의자들이 생각한다면 유감”이라며 인권 침해 비판에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도 함께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마약단속청(PDEA)의 단속 과정에서 29명의 마약용의자가 죽었지만 경찰의 단속 현장에서는 3,900명 이상이 사살됐다. 하지만 경찰이 비무장 10대 소년을 마약용의자로 지목해 사살하는 등 단속 자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자 지난 10월 경찰의 마약 단속을 중단하고 마약 단속에 대한 권한을 PDEA로 일원화 시켰다.
최근 현장에서는 경찰의 단속 중단 이후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며 불평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최근 “성폭행이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며 “경찰의 마약 단속 때 숨어지내던 범죄자들이 지금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델라로사 경찰청장에 대한 신뢰가 높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런 입장을 받아들여 마약 단속에 다시 경찰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현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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