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도피 중이었던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24일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37년 독재 후 전격 사임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자리를 대신할 예정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제이컵 무덴다 짐바브웨 의회 의장은 이날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이 음난가그와를 권력 공백을 메울 새 지도자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무덴다 의장은 또 오는 24일 오전 수도 하라레의 한 경기장에서 음난가그와의 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음난가그와는 도피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전용기를 타고 출발해 이날 오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 도착했다. 시민 수백명은 집권당 당사 주변에 모여 음난가그와의 귀국을 환영했다.
음난가그와는 2018년 9월 선거 전까지 임시 국가 지도자로서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년에 치러질 대선에서도 그가 가장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꼽힌다.
그는 무가베 집권 시절 난폭하고 빈틈없는 태도로 ‘악어’란 별명을 지녔다. 2014년 12월 부통령을 맡기 전에는 비밀 정보기관인 중앙정보기구 수장을 지냈으며 보안·재무·국방·법무장관을 비롯한 정부 요직도 거쳤다. 일각에서는 무가베와 비슷한 음난가그와의 억압적 정치 스타일로 짐바브웨가 또 다른 독재 지도자를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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