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뿌린 듯 빛나고 반들반들한 피부 연출법 ‘물광’이나 ‘꿀광’ 메이크업을 모르는 여성이 있을까. 물광만이 아니다. 한 듯 안 한 듯한 메이크업인 ‘노메이크업’을 유행시키며 28년간 뷰티계를 꾸준히 걸어온 여성이 있다. 김희선·엄정화·박지윤·이정현 등 수많은 스타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화장품 상장사인 CSA코스믹의 조성아 대표 얘기다.
“초등학교 때 친구 동생들을 모아놓고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했어요. 진선미를 뽑고 메이크업 심사까지 다 맡았죠. 아직도 화장품은 커다란 즐거움이자 놀이에요.”
무작정 화장하는 직업을 갖고 싶었지만 1980년대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에 대한 개념도, 롤 모델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학창 시절 우연히 헌책방에서 패션 잡지인 ‘보그(vogue)’에 나온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단어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스스로 명함을 만들어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했다. 광고대행사·방송국 등에서 이름을 날리면서 최고의 연예 스타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름 난 스타들조차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는 현실을 목격했다.
“예쁘다는 여성들도 자신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보더군요. 다년간의 노하우를 활용해 더 많은 여성이 예뻐지는 방법을 알리고 싶었어요. 특히 여성들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철학이 있는 화장품 회사가 꿈이었어요.”
그는 직원 10명의 화장품 업체 초초스팩토리를 세웠다. 쉬운 말로 고객과 대화하는 듯한 특유의 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당시에는 생소했던 홈쇼핑 판매를 통해 성공을 거뒀다. “현장 경험을 통해 여성들이 무엇을 갈구하고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어요. 여성들의 고민거리를 데이터로 갖고 있었고 가장 고민하는 피부표현을 중심으로 제품을 개발했죠.”
2015년에는 ‘물탱크 회사’인 젠트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016년 우회상장을 거쳐 코스닥에 입성했다. 현재 CSA코스믹은 북미 세포라, 아시아 샤샤, 호주 등 전 세계 600여개 주요 뷰티 스토어를 보유했다.
“뷰티 비즈니스는 상당히 감성적이라 여성들의 라이프 스타일로 연결돼요. 화장품과 뷰티 콘텐츠로 고객들과 소통하며 영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정수현기자 김연주인턴기자 valu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