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전남에서 겨울철 오리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전국적인 휴지기는 물론 시·군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동절기 사육제한에도 속속 참여하면서 80개 농가 이상이 포기하고 있다.
3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역에서는 1차 27개, 2차 28개 등 모두 55개 농가에서 오는 2월까지 오리 사육을 중단했다. 최근 전국 오리 농가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8건 중 6건이 전남에 집중된 데다가 사조화인코리아 도축장에서도 H5N6형 AI 항원이 검출돼 고병원성 판단이 유력해지면서 공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전남 시·군들은 자체적으로 동절기 사육제한을 확대하기로 하고 농가 신청을 받았다. 나주, 담양, 구례, 보성, 장흥, 해남, 무안, 영광 등 8개 시·군, 27개 농가에서 참여해 오는 3월까지 사육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동절기 사육을 제한하는 농가는 모두 82곳으로 늘었다. 해당 농가 사육 규모는 모두 128만5.000마리로 평소 전남 오리 사육량을 400만마리로 보면 3분의 1에 육박한다. 사육을 중단한 농가에는 오리 1마리당 510원의 보상금을 준다.
올해 겨울 AI 4건이 발생한 영암 대부분 지역 농가가 방역대로 묶인 점을 고려하면 전국 사육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남 오리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남도 관계자는 “오리 주산지인 나주, 영암 등을 중심으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차단 방역에 힘쓰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자율방역이 중요한 만큼 농가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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