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 진단을 처음 받은 사람 가운데 지난 1~3개월 평균 혈당조절 상태를 알 수 있는 당화혈색소가 중등도 이상인 환자는 30~35%가량 된다.
10일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우정택·전숙·이상열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이 지난 2007~2012년 국내 8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중등도 당뇨병 초기 환자 97명을 인슐린 주사군, 먹는 약 복용군으로 나눠 인슐린 조절 효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50명은 매일 4회 인슐린 주사제(하루 지속형 인슐린 글라진 1회, 식사 직전 속효성 인슐린 글루리신 3회)를 맞았고, 47명은 먹는 혈당강하제 2종(글리메피리드와 메트포르민 성분)을 함께 복용해 3개월 안에 정상 혈당을 회복했다. 이어 2년 동안 치료를 중단하고 당화혈색소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2년 동안 당뇨병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지 않은 ‘당화혈색소 7% 미만’ 유지율이 인슐린 주사군은 53.3%로 혈당강하제 복용군(18.8%)의 2.8배였다. 인슐린 치료를 받은 환자는 인슐린 분비능력이 향상되고 장기간 유지되는 현상도 관찰됐다.
당뇨병 진단을 받을 무렵 인슐린 분비 기능이 50% 미만으로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 초장부터 인슐린 주사제로 치료하면 정상혈당 회복 속도도 빠르고,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이 일정 부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치료를 중단해도 일정 기간 혈당이 잘 조절될 수 있다. 반면 먹는 혈당강하제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효과가 적다.
우정택 교수는 “중등도 2형 당뇨병 초기 환자에게 집중적인 인슐린 치료가 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당뇨병 치료지침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기능이 떨어져 있고 당화혈색소가 국내의 경우 6.5% 이상, 국제적으로는 7% 이상인 상태다. 우리나라는 심혈관계·콩팥·망막질환과 당뇨발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당뇨병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에서 당화혈색소 6.5% 이상을 당뇨병 진단기준으로 정했다. 하지만 경증환자를 빼면 당화혈색소를 7% 미만으로 떨어뜨리기가 쉽지 않고 7%면 합병증 위험을 크게 높이지 않는 수준이어서 중등도 이상 환자는 7% 미만을 조절 목표로 잡는 게 국내외 가이드라인이다.
우리나라의 당뇨병 진단기준은 하루 중 아무 때나 측정한 혈당이 200㎎/㎗ 이상, 8시간 공복혈당 126㎎/㎗ 이상, 포도당 75g 용액을 마시고 2시간 뒤 측정(경구당부하검사)한 혈당 200㎎/㎗ 이상, 당화혈색소 6.5% 이상 중 하나에 해당하면 진단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2형 당뇨병 임상연구센터와 글로벌 제약회사 사노피아벤티스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비만·대사’(Diabetes·Obesity and Metabolism)에 실릴 예정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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