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리가 출연한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이병헌· 박정민)가 난생처음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최리는 극 중 조하와 진태 형제가 세들어 사는 집 주인(김성령)의 딸 여고생 수정 역을 맡았다.
아이돌을 꿈꾸는 당찬 여고생 수정은 진태와 어린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한 지붕 아래 이웃이다. 실제로 미쓰에이 (miss A), 레드벨벳 춤도 췄지만 아쉽게도 영화 속에선 편집이 됐다고 한다.
수정 역할을 위해 오디션을 본 배우들은 많았다. 3차례에 거쳐 오디션을 본 최리는 “말은 톡톡 쏘아 붙이지만 실제 마음은 사랑스런 캐릭터도 매력적이었는데, 이병헌, 윤여정, 박정민, 한지민, 김성령, 문숙 선배님이 같이 하는 작품이다는 소식을 듣고 더욱더 하고 싶었다”고 참여계기를 알렸다.
서번트증후군을 지닌 진태의 유일한 친구는 수정이다. 그 어떤 선입견도 없이 진태를 대해주는 수정이지만 어느 날 나타난 한가율(한지민) 피아니스트 때문에 질투심이 끓어오르기도 한다. 최리는 “진태를 오래된 친구이자 가족 같은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진태가 ‘한가율 예뻐’ 라고 말하는 순간 질투가 나서 자장면을 먹다 목이 막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슬리퍼를 사러갈 때도 진태랑 가고, 배고플 때면 같이 짜파게티를 먹었다. 또 심심하면 늘 진태네 집으로 간다. 예쁜 옷을 입고 왔을 때 물어보는 이 역시 진태이다. 그만큼 서로 의지하는 사이이다. 영화 속에선 편집이 되면서 잘 보여지지 않는데, 너구리 라면을 좋아하던 진태가 수정이 때문에 짜파게티만 먹게 되는 신도 있었다. 그 정도로 서로 의지하고 좋아하던 사이였는데, 한가율이 나타난거다.”
꿈에 그리던 배우 이병헌 박정민 윤여정과 한 작품에서 만난 최리는 촬영 현장이 늘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매 테이크마다 다른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세밀한 감정 선도 놓치지 않고 조언을 해주었다고 한다. 그는 “디테일이 대단하더라. 나도 선배가 되면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더라”며 현장에서 경험한 임팩트를 강렬히 기억하고 있었다.
특히 조하와 진태 형제, 수정이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인 ‘게임’신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고 한다. 갑자기 나타난 진태의 형인 조하(이병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잠시 고민이 되었던 것.
“긴장이 안 풀려서 헤매고 있는데, 병헌 선배님이 잘 상의해주셔서 재미있게 촬영 할 수 있었다. 수정이는 진태에게 형이 있었는지 몰랐던 상황이다. 그래서 ‘누구야?’ 뭔가 친절하지 않아도 보이고 게임도 못하면서 잘 하는 척 하고 있는 이 사람이 누굴까? 내가 본 때를 보여주자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 놀이터에서 수정이를 조하 오빠가 구해주면서 츤데레 같은 모습을 보인다. 사실 수정이는 조하 오빠에게 ‘뿅’ 반했는데, 시크하게 ‘가자’고란 말만 하지 않나. 그래서 그냥 넘어갔었다.”
추가로 최리는 이병헌 특유의 아재 개그가 처음엔 ‘머릿 속이 멍하게 될 정도로 신기했다’고 털어놓기도. “선배님이 농담을 하시는 게 신기했다. 처음엔 뭐지? 하는 생각에 가만히 있다가 후반부엔 깔깔 웃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대 선배인 윤여정 선배님 옆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대 선배님이데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재미있으세요. 선배님을 너무 좋아했어요. 아직은 조금 어려워서 옆에 가만히 앉아있고 그랬어요. 선배님이 늘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가족 관객들에게 ‘그것만이 내 세상’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누구나 결핍을 가지고 있지 않나. 저희 영화는 그런 분들에게 힐링을 안겨줄 거라 생각해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이다. 수정, 진태, 조하, 그리고 윤여정 선배님이 열연하신 인숙 모두 결핍이 있는 인물이다. 이들이 서로 만나서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힐링을 주고 관객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치유를 안길거라 생각한다. ”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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