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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發 쇼크] "삼성디스플레이 이익 반토막 날것"...2·3차 협력사도 충격 도미노

'아이폰X OLED 패널' 독점공급 삼성DP 실적 부진 우려

삼성·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LG '카메라모듈' 타격

부품사 "시장 정체가 더 문제...가격인하 압박 커질수도"





지난달 31일 삼성전자(005930)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에 스마트폰용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4·4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요 고객사는 애플, 스마트폰용 패널은 아이폰X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의미했다. 애플 아이폰X에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직전 분기보다는 45.4% 늘어난 1조4,1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1·4분기 삼성디스플레이 이익이 반 토막(7,000억원대 중반) 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역시 애플 아이폰X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부품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애플의 차기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까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이유는 아이폰X를 뜯어보면 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X에 OLED 패널을 100% 독점 공급한다. 지난해 4·4분기 매출의 절반가량이 애플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OLED 패널에 붙는 연성PCB(RFPCB)는 삼성전기(009150)·인터플렉스(051370)·비에이치(090460) 등이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애플에 간접 공급한다. 타격이 연쇄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넣고 있고 아이폰X의 핵심인 듀얼 카메라 모듈과 얼굴인식 모듈 공급은 LG이노텍(011070)이 맡고 있다. 삼성SDI(006400)와 덕산네오룩스는 OLED 소재를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공급한다.

RFPCB 공급업체 관계자는 “아이폰X 출시 이후 지난해 4·4분기까지만 해도 1차 협력사는 물론 2·3차 협력사까지 애플발(發) 낙수효과를 누렸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발주물량이 절반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애플 비중을 70~80%까지 끌어올렸지만 물량 감소에 무급휴직까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1·4~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인 7,700억원에 그칠 것”이라면서 주요 부품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애플 공급용 OLED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탕정 A3라인의 가동률은 이미 평균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애플 쇼크’가 단순히 아이폰X 제품만의 탓은 아니라고 보는 분위기다. 아이폰X 판매 부진은 메모리 반도체 등 오를 대로 오른 부품 가격과 이에 따른 스마트폰 가격 상승, 스마트폰 전반의 프리미엄화, 시장 포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엮인 결과라는 것.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적 악화 우려에 대해 “특정 고객(애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 등 글로벌 거래선을 확대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품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캐널리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지난해 출하된 스마트폰 대수는 4억5,900만대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부터 급성장을 거듭한 후 출하량이 처음으로 꺾였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 파이가 커지면서 부품 업체들도 덩달아 성장했지만 이제는 성장세가 천장에 가로막힌 상황”이라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에 공급하던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떨어지는 업체는 도태되고 살아남은 업체들마저도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 업계는 아이폰X의 높은 출고가(256GB 기준 1,149달러)에도 주목하고 있다. 100만원을 웃도는 스마트폰 출고가가 더 이상 먹혀들기 어렵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부품 업체들에 대한 세트 업체들의 가격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X 사례에서 보듯 사양이 좋아졌다고 해서 마냥 스마트폰 가격을 올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세트 업체들이 부품 업체들에 대해 가격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너무 높다며 자국 정부에 조사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품 가격 인상이 제한된다는 것은 업체들의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부품 업체 K사 대표는 “애플의 실적 부진으로 최소한 1·4분기까지는 보릿고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나올 신제품도 과거처럼 큰 히트를 친다는 보장이 없어 갑갑하다”고 토로했다.

/한재영·서민우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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